칼 빼든 '해결사' 아이거…디즈니, 7000명' 해고 작업 시작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3.03.2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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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걸쳐 구조조정 진행…전체 직원의 3.6% 규모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 CEO/AFPBBNews=뉴스1밥 아이거 월트디즈니 CEO/AFPBBNews=뉴스1


세계적인 콘텐츠 기업 월트디즈니가 대규모 정리해고 작업에 착수했다. 올여름이 오기 전까지 7000명의 인력을 감축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CNBC 등에 따르면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내부 메모를 통해 이번 주 정리해고 대상자들에게 해고 사실을 통보한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이번 구조조정 작업을 통해 전 세계 22만여명 직원 중 3.6%에 해당하는 7000명을 감원한다. 정리해고는 3단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아이거 CEO는 "리더들은 앞으로 나흘 동안 (정리해고) 영향을 받는 직원들에게 이를 전달할 방침"이라며 "더 큰 규모의 통보는 오는 4월에 진행할 계획이며, 여름이 시작되기 전 마지막 통보를 시작해 7000명 (감원)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의 감원은 실적 부진에 따른 경영난 타개책의 일환이다. 디즈니는 지난해 회계연도 3·4분기 스트리밍 사업 부문에서 분기당 15억달러(약 1조 9000억 원)라는 역대급 손실을 기록하자 밥 체이팩 전 CEO를 전격 해임하고 아이거 CEO를 다시 복귀시켰다. 아이거 CEO는 2005년부터 디즈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디즈니는 회계연도 1분기(지난해 10~12월)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달성했지만, 아이거 CEO의 주도로 회사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즈니는 감원을 통해 55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이거 CEO는 지난 2월 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회사 운영을 좀 더 비용 효율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CNBC는 디즈니의 이번 구조조정이 미디어 및 배급 사업, 테마파크 및 리조트 사업, 스포츠 채널 ESPN 등을 강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거 CEO는 "회사의 전략적 재조정의 일환으로 7000여명을 감축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디즈니를 떠나는 많은 동료와 친구들의 어려운 현실을 가벼이 여기지 않는다. 퇴사하는 모든 직원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미국 기업들의 정리해고 움직임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물가상승·금리인상에 따른 지출 비용이 증가하고, 코로나19 팬데믹 효과가 사라지며 실적이 부진해진 탓이다. 미 고용업체 챌린저 그레인앤크리스마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2월 미 기업들의 정리해고 규모는 약 18만명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최대치다. 전체 해고 인원의 3분의 1 이상은 빅테크 등 기술 기업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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