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도시락 역겹고 불쾌"...美교사, 5살 아이 도시락 보고 항의

머니투데이 하수민 기자 2023.03.2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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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자료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한 유치원 교사가 도시락 반찬으로 김치를 싸온 아이의 학부모에게 "냄새가 역겹다"며 화를 낸 사연이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온라인상에선 해당 교사의 행동이 인종 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5세 아들을 둔 30대 한인 여성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지난 13일 아들의 유치원 선생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교사는 매우 무례한 말투로 '그런 역겹고 부적절한 도시락을 싸지 말아달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까지 선생님과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이 말을 듣고 놀랐다"며 "교사는 내가 아들에게 싸주는 도시락이 '다른 학생들에게 매우 방해가 될 뿐 아니라 불쾌한 냄새가 난다'고도 이야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사에게 "내가 건강에 좋은 음식을 보내진 않았지만,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었으면 한다"며 앞으로 메뉴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전했다고 했다.

그러자 교사는 A씨에게 "당신의 뜻을 용납할 수 없다"며 "그 점심은 유치원에 보내기에 너무 부적절하다"는 내용의 항의 이메일을 다시 보냈다.

A씨는 "아들의 선생님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 지 혼란스럽다"며 누리꾼들의 의견을 물었다.


이 글엔 56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당신 아들이 먹는 음식은 지극히 정상" "그 교사는 더 이상 아이들을 가르칠 자격이 없다" "명백한 인종차별"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문제를 교육위원회나 유치원 측에 알려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 누리꾼은 "교육 위원회나 유치원 원장 등과 직접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답을 받아내라"고 조언했다.

반면 사연을 접한 한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교사를 이해해 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우리에겐 소중한 음식이긴하지만 김치 냄새가 심하긴 하다" "교사가 어느 정도 이해는 되지만 대처가 아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미국 내 유치원에서 이와 같은 일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한 중국인 자녀의 도시락에 '불쾌한 냄새'가 난다며 점심시간 동안 아동 혼자 밥을 먹게 한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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