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일방적 제재 반대... 경제 분야 포괄적 협력 강화"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2023.03.22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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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미국 중심 러시아 제재 반대 공동성명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마치고 회담장을 걸어 나오고 있다. 2023.3.21 ⓒ 로이터=뉴스1 ⓒ News1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마치고 회담장을 걸어 나오고 있다. 2023.3.21 ⓒ 로이터=뉴스1 ⓒ News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에 서명했다. 두 정상은 경제를 포함한 포괄적 협력 관계를 심화 발전시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러시아 가스를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보내기 위한 '시베리아의 힘-2'를 건설하는 데도 합의했다.



"일방적 제재 반대"
관영 신화사에 따르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중화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의 신시대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발표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서는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이 지켜져야 하고 국제법이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성명에서 양측은 "어떤 국가나 집단도 군사적, 정치적, 기타 우위를 도모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합리적인 안보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며 "러시아는 조속한 평화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을 재확인하고 중국은 이를 높이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위기를 정치·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환영한다며 중국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우크라이나 위기,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의 입장'을 지지했다.

두 나라는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은 각국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존중하고 진영 간 대립을 막고 불에 기름을 붓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책임 있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 최선이라며 국제사회가 건설적인 노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상황을 긴장시키고 전쟁을 지연시키는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위기가 더 악화하거나 통제 불능이 되지 말아야 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모든 형태의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상황을 긴장시키고 전쟁을 지연시키는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위기가 더 악화하거나 통제 불능이 되지 말아야 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어떠한 일방적인 제재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러 포괄적 협력 더 확대"
시진핑 주석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국가주석 3연임 이후 첫 해외 순방이자 러시아 국빈 방문"이라며 "지난 10년간 푸틴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전략적 의사소통을 유지하면서 유익한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에너지, 자원, 기계 및 전기 제품의 무역을 확대하고 양측의 산업체인 및 공급망의 탄력성을 강화하며 정보 기술(IT), 디지털 경제, 농업, 서비스 무역 및 기타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국경 간 물류를 원활하게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두 나라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유엔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따라 국제관계를 규율하는 기본 규범을 확고히 지키기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며 "상하이협력기구(SCO), 브릭스, G20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다자주의를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이 일대일 회담에서 중국의 평화계획에 큰 관심을 쏟았다"며 "서방과 우크라이나만 준비되면 중국의 평화 계획이 사태 해결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베리아의 힘-2' 건설 합의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회담 직후 "우리는 방금 좋은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는 몽골을 통과하는 새로운 파이프라인으로, 이 계약의 거의 모든 내용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2030년까지 적어도 98bcm(1bcm=10억㎡) 가스와 1억톤 천연가스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나는 우리의 다각적인 협력이 계속 발전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러시아야말로 중국에 대한 석유·가스·석탄의 '전략적 공급자'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2018~2019년 유럽에 177bcm을 수출해오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이후 유럽 제재로 수출량이 62bcm으로 급감했다. 시베리아의 힘-2가 현실화하더라도 유럽 수출량을 회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푸틴 대통령은 아시아와 중남미 국가와의 결제에서도 중국 위안화 사용을 지원하겠다며 위안화 기축통화화에 힘을 보태겠다는 메시지를 날렸다. 러시아가 지리적 이점을 가진 북극항로에서 공동 기구 창설을 검토하겠다는 당근도 제시했다.

그러면서 "중국 기업이 러시아를 떠난 서방 기업을 대체하도록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며 "두 나라가 힘을 모으면 인공지능(AI), 정보통신(IT) 등에서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양국의 공동 노력 아래 중·러 관계는 항상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양국의 정치적 신뢰, 이익 공유, 소통은 깊어지고 무역, 투자, 에너지, 인문, 지방 교류 등에서 협력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틀간 좋은 교감을 갖고 많은 중요한 공감대를 이뤘다"며 "양측의 협력 분야가 지속해서 확대되고 가시화됐으며 더 많은 것들이 추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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