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 쇼헤이(왼쪽)와 마이크 트라웃./AFPBBNews=뉴스1
일본 야구 대표팀은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펼쳐진 멕시코 야구 대표팀과 2023 WBC 4강전에서 6-5 역전승을 거뒀다. 이제 일본은 22일 오전 8시 미국과 WBC 우승을 두고 다툰다.
이 효과는 7회말 드러났다. 2사에서 곤도 겐스케가 우전 안타를 뽑아냈고 오타니는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뒤이어 요시다 마사타카가 동점 우월 스리런을 때려내면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8회 멕시코가 2점, 일본이 1점을 뽑아 4-5로 뒤진 채 맞이한 9회말, 오타니는 다시 한 번 선두타자로 나서 외야 중앙으로 날카로운 2루타를 날렸다. 모두가 하나 해줬으면 하는 순간 터져 나온 결정적인 안타였다. 이 타구는 이어진 요시다의 볼넷, 무라카미의 결승 2타점 적시타의 발판이 됐고 오타니는 영웅이 됐다.
모두가 야구의 매력에 빠진 순간에도 LA 에인절스 팬들은 마음 놓고 웃지 못했다. 하루 앞서 그들의 또 다른 프랜차이즈 스타 트라웃이 미국을 WBC 결승으로 이끌어 집안 대결이 성사됐지만, 이런 두 사람을 보유하고도 가을야구는커녕 지구 우승 경쟁도 하지 못한 팀이 LA 에인절스였기 때문.
오타니가 2018년 입단한 뒤 LA 에인절스는 줄곧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에만 머무르다 지난해가 돼서야 겨우 지구 3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그 사이 트라웃과 오타니는 2019년, 2021년 각각 한 번씩 MVP를 차지했고 전성기를 구가했다. MVP 두 명을 데리고도 포스트시즌 문턱도 못 넘는 LA 에인절스에 "오타니와 트라웃의 전성기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LA 에인절스에 꾸준히 애정을 나타내던 오타니마저 최근에는 "나는 승리를 조금 더 원한다"고 실망하는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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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리는 듯한 반응도 눈에 띄었다. 미국 매체 바스툴 스포츠는 공식 SNS에 "오타니와 트라웃이 조국을 WBC 결승으로 이끌었다. 그들이 같은 팀에 있다고 상상해보라"라며 두 사람의 맞대결을 주목했다. 사실상 LA 에인절스를 향한 저격이다.
이에 LA 에인절스 팬들은 "애너하임(LA 에인절스 연고지)에는 놀거리가 없다. 정말 부끄러운 일", "두 사람이 한 팀에 있다면 그 팀은 매년 포스트시즌에 갔겠죠?"라는 등 자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마이크 트라웃(왼쪽)과 오타니 쇼헤이./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