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사태 "국내 직접적 영향 ↓…외국인 수급 위축 등 불안은 有"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3.03.1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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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SVB(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여파에서 비롯된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외국인 수급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리스크는 시장에 당분간 남아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VB 파산 사태가 금융 시스템에 대한 위기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야기한다"면서도 "아직 시스템 리스크로 볼 수 있는 근거는 부족하며, 특히 한국은 이번 사태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SVB 사태로 인한 미국 금리 불안이 미국 주식시장으로 전이되고, 한국에는 외국인 수급을 통해 전달된다"며 "국내 증시 변동성을 나타내는 VKOSPI(한국형 변동성지수)의 완만한 상승이 이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의 CDS(신용분석스와프) 프리미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 인상 이후 꾸준히 상승하다 이번 SVB 사태로 상승 기울기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며 "반면 한국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급등한 이후 현재는 진정 중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전날 아시아 장중 달러 인덱스가 반등하기 시작했음에도 원/달러 환율은 하락하며 원화 가치는 강세를 보였다"며 "한국 금융시장이 상대적으로 SVB 파산 사태와 거리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SVB 사태로 나타난 금융시장 불안은 천천히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 연구원은 "이번 SVB 사태가 시스템 위기라기보다는 유동성 위기이고, 글로벌 문제라기보다 미국만의 문제라는 것이 확인되며 충격에서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은 유럽"이라며 "영국 SVB는 HSBC가 1파운드에 인수하기로 발표하며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크레딧스위스의 주가가 심상치 않다. 이미 주가는 미국 SVB나 SBNY(뉴욕 시그니처 은행)만큼 하락했다. 미국만의 위기가 아닐 수 있다는 우려를 보여준다"고 했다.


아울러 "부정적인 파장이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지난 15일 국내 증시에서는 사태가 일단락되었다는 의견이 다수였으나 변동성이 확대된 최근 이틀간 공통적으로 외국인이 순매수하는 업종은 대체로 방어적이다. 아직 불안이 남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SVB 사태의 직접 영향권 밖이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방어적 성향을 나타내는 상황에서 SVB를 비롯한 금융 리스크 우려로부터의 회복은 다소 천천히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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