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수출 주춤… 완제품은 15개월째 감소, 왜?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3.03.15 17:25
지난달 완제의약품 전년 동기比 17.7% 감소, 작년 최대 88.7% 급감… 코로나 엔데믹 영향, 정부 지원 필요
지난해부터 국내 의약품 수출 실적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완제의약품 수출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감소했다. 코로나19(COVID-19)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이 진행되면서 진단키트와 함께 백신 판매가 감소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관세청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완제의약품 수출액은 9192만3000달러(약 1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 감소했다. 완제의약품 수출액은 2021년 12월 4억4817만6000달러(약 58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4% 감소한 이후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에는 매달 전년 동기 대비 35.1~88.7%로 큰 폭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세계적으로 줄어들고 엔데믹이 된 점이 주된 이유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2021년 기준 의약품 수출 실적을 보면 업체별로 주요 수출 제약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1조2216억원 △SK바이오팜 4186억원 △셀트리온 2887억원 △SK케미칼(생명과학) 2668억원 △엘지화학(생명과학) 2394억원 등이다. 그 중 수출액이 가장 많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로 코로나19 백신인 '모더나' 완제품을 생산해 수출했다. 이게 완제의약품 수출액으로 잡히면서 2020년엔 완제의약품 수출액이 전년보다 92.3% 급증했으나 코로나19 효과가 끝나가면서 수출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수혜를 본 진단키트 수출 현황도 완제의약품과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지난달 진단키트 수출액은 1348만달러(약 176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85.0% 급감했다. 진단키트 수출액도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 연속 큰 폭으로 줄었다. 감소폭은 55.9~88.9%에 달한다.
바이오·헬스(의약품·의료기기 등) 분야 수출금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료의약품 수출액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증가폭은 둔화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원료의약품 수출액은 1억8359만8000달러(약 23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6% 증가했다. 이 기간 보톨리눔톡신과 레이저기기 수출액도 각각 2726만5000달러(약 356억원), 6526만3000달러(약 853억원)로 98.8%, 63.1% 늘었다. 체성분분석기(-48.3%), 임플란트(-5.3%),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18.4%)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감소했다.
전반적인 바이오?헬스 수출액 증가폭은 둔화되는 추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바이오·헬스 산업 분야 수출 매출액은 20조42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3% 늘었다. 2021년 증가율 16.9% 대비 크게 낮다.
업계에서는 기업 스스로 국제 표준화에 맞춰 개발을 해야 함과 동시에 정부 지원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수출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 개발과 더불어 각 기업들이 국제 표준화에 맞게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며 "국가마다 판매를 위한 허가 기준 등이 다른데 대사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등의 적극적인 지원과 정부의 수주 지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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