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업 "어려운 RE100 대신 현실적 CF100" 머리 맞댔다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3.03.1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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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얼라이언스가 개최한 CF100 토론회/사진=최민경 기자에너지얼라이언스가 개최한 CF100 토론회/사진=최민경 기자


민관이 모여 전체 사용 전력을 무탄소 에너지로 충당하는 CF100(무탄소전원 100% 사용)의 국내 도입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은 국내 여건 특성상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보다 원전과 수소, CCUS(탄소 포집, 저장 및 활용)까지 포함한 CF100으로 탄소중립 전략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가 관련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에 나선 가운데 민간기업도 CF100 도입을 지지한다.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CF100 토론회'에서 "태양광, 풍력뿐 아니라 원전, 수소 등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는 무탄소전원의 활용을 촉진한다는 측면에서 CF100을 논의하는 의미가 크다"며 "각계 전문가와 업계도 우리 여건과 현실에 부합하는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요청했다.

CF100 토론회는 CF100 전망과 대응방안에 대해 협의하기 위해 민간주도 탈탄소 정책협의체인 에너지얼라이언스가 개최했다.



에너지얼라이언스 회원사인 SK E&S, GS에너지, 포스코인터내셔널, 한화에너지, 효성중공업, 두산퓨얼셀, 두산에너빌리티, DL에너지, SK가스, 현대자동차, 현대경제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박 차관과 이원주 산업부 에너지 정책관 등 정부 관계자도 참석해 CF100 관련 기업과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다.

박 차관은 "우리나라가 국토 면적도 좁고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재생에너지의 발전 잠재량이 제한적이고 비용도 높기 때문에 RE100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우려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재생에너지는 간헐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화성 연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어 우리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이행하는 데 CF100이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너지얼라이언스 의장인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도 개회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보유한 반도체·전자·철강·조선 등의 첨단제조업은 글로벌 IT기업들이 영위하는 소프트웨어 산업과는 달리 필요한 전력 수요가 매우 크다"며 "이를 모두 RE100으로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의 환경 정책을 감안하면 우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RE100을 넘어서 CF100이 글로벌 탄소중립을 위한 기업들의 이니셔티브가 된다면 원전, 수소 등의 강점이 있는 대한민국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 참석자들은 CF100 현황과 전망을 공유하고 CF100 도입의 필요성과 국내 여건에 맞는 실천방식에 대해 토론을 이어갔다.

장우석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실장은 "구글이 24/7 무탄소 협약(CF100)을 제안했듯이 우리 기업들도 국제 사회에 탄소중립 캠페인을 새로 제안할 수 있다"며 "매년 COP28(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열리는데 우리 기업들도 대표단을 보내고 우리 상황에 맞는 탄소중립 어젠다를 던졌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장 실장은 정부를 향해선 "원전과 더불어 청정수소도 CF100의 핵심 자원으로 정책적 육성 노력이 필요하다"며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이 연내 개설되어야 조기에 청정수소 시대를 열어 탄소중립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상준 서울과기대 교수는 "앞으로 구글에서 제안한 것처럼 24시간 청정에너지 사용을 인증할 수 있는 인증서를 발급하는 제도를 고안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원자력과 그린수소, CCUS를 활용한 블루수소를 선택할 수 있는 녹색요금제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글로벌 산업현장에서 CF100으로의 체제 전환을 가져가는 데 공감대를 맞출 계획이다. 국내 산업구조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이행 가능성과 국제 협력 방안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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