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장에 유니콘·은행주 '흔들' 서학개미 투자전략은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3.03.1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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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에 대한 우려가 진정되고 미국 2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공개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반등했지만 '서학개미'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과 동결, 인하까지 긴축 정책에 대한 전망이 시시각각 바뀌고 예상도 쉽지 않아 투자 방향성을 정하기 쉽지 않아서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투자 안정성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진국, 대형주, 퀄리티 주식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증시는 전 거래일 대비 1% 이상 상승했다. 미국 당국의 빠른 개입으로 SVB 파장이 진정된데다 2월 미국 CPI 둔화에 안도한 시장이 반등했다. 특히 SVB 파장으로 전일 60% 이상 급락한 퍼스트리퍼블릭이 27% 오르는 등 지방은행주들도 상승세를 나타내며 시장 상승을 견인했다.



SVB사태가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되는데 대한 우려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 더 영향을 준 셈이다. 3월 회의를 포함해 향후 금리인상 결정에 50bp 이상의 빅스텝은 없을 것이란 예상이 우세해져 최근 '빅스텝' 재개 우려로 움츠렀던 시장이 SVB 사태를 계기로 오히려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신용위기와 뱅크런(예금인출 사태) 등의 리스크가 재차 나타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위기와 뱅크런 현상, 전염 리스크는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는 잠재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방은행을 포함한 금융주, 낮은 실적에도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아 온 유니콘 기업이나 소프트웨어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은행들의 경우 2021년부터 현금 자산이 줄어들고 차입금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중소형 은행들의 유동성 문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상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장 초반 10% 이상 오르며 반등했던 지역은행 주가는 종가기준 2.1% 상승으로 마감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경영진 문책과 주주의 피할 수 없는 손해를 언급했고 물가가 여전히 높아 단기간 기준금리가 인하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역 은행의 즉각적인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 유동성 우려가 커진만큼 대출 기준은 강화되는 수순이 이어진다. 뱅크런 위험, 유동성 부족, 대출기준 강화, 높은 금리로 은행들의 기업 대출은 감소하고 회사채 발행이나 유상증자도 과거 대비 어려워진 만큼 기업 자금조달 부담은 확대된다.

이에 저금리에 각광을 받아 온 벤처기업, 유니콘 기업 등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이 좋지 못하고 부채가 많은 기업은 자금조달이 힘들어질 것"이라며 "과거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로 떠오른 유니콘 기업들은 청산, 파산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SVB사태 이후 경기방어주, 성장주는 상대적으로 선방한 반면 경기 민감 가치주들의 부진이 완연하다. 높은 밸류에이션이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인만큼 개별 주식 주가는 실적, 이익에 연동될 것이란 예상이다. 풍부한 현금, 안정적인 실적, 낮은 부채 등이 선호될 전망이다. 강재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은 투자 안정성을 추구할 것"이라며 "연준의 고강도 통화정책 기조가 바뀌면 성장주 투자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 수 있어 대형 성장기업의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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