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소 은행들의 잇단 파산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락세다. 14일(현지시간) 브렌트유와 WTI 선물 시세는 장중 4% 이상 떨어졌다. /ⓒAFP=뉴스1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물은 전날보다 3.94% 하락한 배럴당 77.59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은 전날보다 3.96% 떨어진 배럴당 71.84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날 브렌트유와 WTI 선물 시세는 지난해 12월 12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하지만 올 들어 중국의 '제로코로나' 방역 정책 중단 등으로 원유 수요가 늘면서 배럴당 80달러대 중반을 유지하는 등 견고한 흐름을 보였다.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의 감산 기조로 공급이 줄면 수급 균형이 깨져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재돌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 정부가 도미노처럼 번지는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을 막기 위해 예금 전액을 인출할 수 있도록 보호 조치를 시행한다는 대책을 내놓으면서 금융시장은 안정을 찾는 분위기지만, 에너지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단기간 과도한 금리 인상 조치가 은행 파산이라는 부작용을 낳은 만큼 앞으로 파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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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금융사인 CIBC 프라이빗 웰스의 수석 에너지 트레이더인 레베카 바빈은 "장중 4% 이상 떨어진 유가 급락세는 매우 놀라운 수준"이라며 "옵션 흐름을 보면 당분간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글로벌 외환중개업체 오안다의 에드 모야 시장 분석가도 "에너지 트레이더들은 이번 유가 하락장에서 매수할 이유를 찾지 못할 것"이라며 "재고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유가 시세는 계속 취약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