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 "산부인과 진단서 들고 군 신체검사…결과는 '현역 1급'"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3.03.15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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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사진=MBC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


트랜스젠더 방송인 풍자(35)가 병무청 신체검사 이야기를 공개했다.

지난 14일 방송된 MBC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에서는 아버지에게 커밍아웃했던 이야기로 초대 챔피언에 등극한 풍자가 출연해 충격적인 사연을 털어놨다.

풍자는 군 면제 신청을 하러 갔다가 입대를 선언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먼저 그는 군 면제를 받기 위해 생각보다 많은 서류를 준비하고,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했다고 토로한다.



풍자는 "첫 번째는 초, 중, 고 생활기록부를 떼야 한다. 또 정신과 진단서가 필요하다. 내면으로 여성으로 살고 싶은 사람인지 검사한 진단서"라며 "산부인과 진단서도 필요하다. 여성 호르몬을 1년 이상 투여했는지 안 했는지에 대한 진단서다. 성전환 수술하고 신체적으로 여성이 됐는지를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풍자는 병무청 신체검사를 받기 전에 샵에 들렀다며 "머리를 말고 화장하고 미니스커트를 입고 갔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신체검사하고 정신과 면담도 해야 한다. '언제부터 여자가 되고 싶었냐', '남자친구는 있냐', '사회에서 어떤 성별로 활동하냐' 등 성 정체성에 대해 물었다"며 "그때 가족과 절연했던 시기였다. 내 정체성을 이해해준다는 생각에 저한테는 따뜻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사진=MBC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사진=MBC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
풍자는 살면서 가장 무서웠던 순간도 떠올렸다. 신체검사 결과를 받기 위해 1층으로 향했던 그는 "축하합니다. 현역 1급입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풍자는 "그 많은 서류를 떼고, 6개월 준비 기간을 가졌는데… 트랜스젠더는 군 면제인 줄 알았다. '이 모습으로 어떻게 군대에 가지' 싶더라"며 "병무청 직원을 찾아갔더니 '신체검사로만 따졌을 때 현역 1급이라는 거다. 민원실에 이의 제기하면 재검 신청하면서 면제될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동시에 어떤 말을 하더라. 그 얘기를 듣고 순간 흑화가 됐다. 그래서 '군대 가겠습니다'라고 선언했다"고 덧붙여 궁금증을 안겼다. 풍자는 그다음 이야기는 최종 결승전에서 우승하면 공개하겠다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혼 전문 변호사 양나래에 패배하고 말았다.


이후 풍자는 호르몬 요법 등 서류를 내고 군 면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988년생인 풍자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 유튜버다. 커밍아웃했다가 아버지와 10년간 연락이 끊겼지만, 최근 함께 여행을 가는 등 사이가 좋아졌다고 밝혔다. 재치 있는 입담으로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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