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가 개발한 H3 로켓이 발사하고 있는 모습. 발사 15분 만에 공중에서 파괴됐다. / 사진=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
8일 JAXA와 일본문부과학성 등에 따르면, H3는 1·2단을 정상 분리했지만 2단 엔진이 점화되지 않아 비행종료시스템(FTS)에 따라 공중에서 파괴됐다. 2단 엔진에서 내는 힘은 공중에서 방향을 바꿀 때 쓰이지만, 작동하지 않아 임무가 불가능하다고 봤다. 지상 낙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공중에서 파괴했고, 파괴 명령이 내려진 뒤 필리핀 동쪽 해상으로 로켓이 떨어졌다.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가 개발한 H3 로켓. / 사진=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연구소 관계자는 "H3는 상업용 인공위성 발사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비용 절감을 최우선순위로 둔 로켓"이라며 "이를 위해 3D 프린팅을 활용해 로켓 부품을 만들고, 자동차에 들어가는 에비오닉스(로켓 내부 컴퓨터) 등을 적극 접목해 비용을 낮추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이 수소를 고집하는 이유는 '비추력' 때문이다. 비추력은 로켓 연료의 성능을 나타내는 값이다. 추진제 1kg이 1초 동안에 소비될 때 발생하는 추력을 의미한다. 누리호 연료로 쓰인 케로신과 미국 스페이스X가 연료로 쓰는 메탄보다도 효율이 높다. 효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더 많은 인공위성을 로켓에 실을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다.
익명을 요구한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우리나라가 지난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며 7대 우주강국에 진입했지만 일본과는 격차가 크다"며 "일본이 이번 발사에 실패했지만 1966년 첫 우주 발사체를 발사했을 만큼 기술 성숙도가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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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본이 심우주 탐사에 자국 로켓을 활용하려는 계획에는 일단 빨간불이 들어왔다. 현재 운용 중인 H2A는 2024년 50호기 발사를 끝으로 퇴역할 예정이다. H3는 당초 연간 6기 발사를 계획하고 있었다. 일본은 H3를 통해 달·화성 탐사선을 발사하고, 국제우주정거장 등에 물자를 실어 나르는 계획을 구상한 바 있다.
과학계 일각에선 이번 발사 실패가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 등 기업의 경쟁력이 하락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이 일본 등과 격차를 줄이려면 한국이 강점을 보유한 산업군과 힘을 모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고흥=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최초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기상 문제와 기체 이상 발견으로 두 차례 미뤄진 누리호 2차 발사는 위성 모사체(더미 위성)만을 실었던 1차 발사 때와 달리, 실제 성능 검증 위성과 큐브 위성을 싣고 발사된다. 2022.6.21/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