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석학이 본 'K-로봇'…"톱3와 격차 커, 국가적 노력 필요"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3.03.08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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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삼성·LG도 뛰어든 177조 로봇시장, 'K파워' 통할까 ⑤

편집자주 공상과학(SF) 영화 속 로봇은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로봇과 함께 하는 생활은 이미 시작됐다.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7년 17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차세대 먹거리를 찾는 기업들이 뛰어들기 충분한 규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국내 대표 기업의 총수들은 미래 먹거리로 로봇을 낙점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과연 한국 로봇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쓸 수 있을까.
여준구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원장. / 사진 =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제공여준구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원장. / 사진 =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제공


여준구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원장은 국내외가 공인하는 세계적인 '로봇 석학'이다. 미국 하와이 주립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 미국국립과학재단(NSF) 동아시아 태평양연구소 소장직 등을 역임하면서 미국 대통령상, 미국 공학회 젊은교수상을 수상하고 지능서비스로봇 국제학회지 초대 편집장을 지냈다. 2019년부터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을 이끌면서 국내 로봇 기술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



여 원장은 국내 로봇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면서도 아직은 일본이나 독일 등 로봇 선진국과의 격차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로봇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매우 높은데다 세계 로봇 시장에서 'TOP3' 국가와 차이가 벌어져 있다는 것이다. 중국산 로봇이 '가성비'를 무기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여 원장은 "여러 통계에 기반해 봤을 때 한국 로봇은 세계 5~6위 수준이지만, 1~3위 국가와 차이가 매우 크다"라며 "ICT(정보통신기술)나 2차전지 등 일부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AI 등 다른 분야에서는 뒤처져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동안 연구분야에서 우수 인력을 육성했다는 점은 희망적인 부분으로, 로봇 분야에 대한 지속적이고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여 원장은 앞으로 로봇의 활용 분야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여 원장은 "인구 감소화 초고령화 사회, 4차 산업혁명과 함께 AI와 5G·6G, 2차전지 등 관련 첨단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모든 분야에서 로봇이 인간과 함께 할 것"이라며 "초기에는 로봇이 위험하고 더러운 작업에 많이 사용되었으나, 이제는 식당 서빙로봇이나 청소로봇 등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서비스 로봇은 주요 전자기업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 주행 보조 로봇인 EX1의 출시를 예고했으며, LG전자는 가이드봇을 비롯해 서브봇(서랍형·선반형)과 UV-C봇, 캐리봇, 잔디깎이봇 등 5종의 로봇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브랜드에센스 마켓 리서치 앤 컨설팅에 따르면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1년 44조원에서 2027년 177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여 원장은 국내 로봇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6개 분야에서 국가 차원의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초격차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생태계를 구축하며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또 핵심부품 국산화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로봇의 인증·실증을 취득하며, 특수 목적 로봇장비를 개발해 정부 지원 사업에 우선 사용함으로써 실적을 거둬 해외 진출을 추진해야 한다.


여 원장은 "로봇 SI(시스템 통합) 부문과 현장 운영 부문 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태"라며 "로봇 현장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이에 대한 지속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국내 로봇 산업은 해외 부품 의존도가 57% 이상 되기 때문에 미국이나 덴마크처럼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여 원장은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같은 전문연구소와 기업이 협력해 초격차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여 원장은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은 포스코와 삼성엔지니어링, 한화 등 200여개의 대기업·중소기업과 공동연구를 하는 등 기업 지원을 해왔다"라며 "연구원 전체가 로봇 연구와 기술개발을 수행하고 있으며, 기업과 연구소, 대학과 협업해 지속적으로 한국 로봇 산업 발전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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