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 실탄 두둑해진 루트로닉…'생산력·신제품' 투자 집중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3.03.0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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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액 2642억·영업익 558억…수출 중심 매출 구조 속 환율상승 수혜
현금 및 현금성자산 '2021년 말 172억→지난해 3분기 604억' 급증
생산능력 최대치 도달에 국내 생산시설 증설…이르면 2024년 말 5000억 규모 생산력
수익성 제고 위한 소모품 모델 등 포트폴리오 개선 및 中 공략 노력 지속

역대급 실적에 실탄 두둑해진 루트로닉…'생산력·신제품' 투자 집중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루트로닉 (36,700원 ▼50 -0.14%)이 두둑해진 실탄을 활용해 생산력 확대 및 신제품 개발 활동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역대급 실적을 이끈 선진시장 영향력 확대에 나선다. 또 수익성을 높여줄 모델을 내놓고, 중국 시장 공략 준비 등 중장기 성장동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2일 루트로닉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604억원으로 전년 말 172억원 대비 251.2% 증가했다. 수출 중심 매출 구조 속 환율상승 수혜를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루트로닉은 지난해 매출액 2642억원, 영업이익 558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2.1%, 87.3%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 역시 64.7% 증가한 456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호조는 미국 수출이 이끌었다. 전년 대비 104.6% 증가한 109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1.4%를 홀로 담당했다. 매출 비중 22% 수준의 유럽 역시 전년 대비 54.8% 증가한 매출로 최대 실적에 일조했다. 루트로닉은 지난해 전체 매출 중 90%를 수출로 달성했다.

루트로닉은 2000년대 초반 국내 최초 의료용 레이저기기 해외 판매 및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2003년)을 받은 기업이다. 현재 국내 본사 및 생산시설을 거점으로 미국과 독일, 일본, 중국 등의 판매법인을 통해 전 세계 80여개국 대리점 및 개인병원 및 종합병원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 피부과의 80%에 기기를 공급하며 1위 에스테틱 기업 지위를 확보한 상태다.



특히 2020년대 들어 수익이 본격화 된 미국 사업에 전체 실적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0종 이상의 제품군 중 높은 판가로 특히 수익성 높은 신제품군(클라리티2, 라셈드 울트라, 헐리우드스펙트라, 루트로닉 지니어스, 더마브이) 등이 세대교체 품목으로 등장하며 선봉에 선 상태다. 누적된 해외 사업에 따른 브랜드 가치 제고 역시 판가 상승이 수요 감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버팀목이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루트로닉의 가장 큰 투자 포인트는 브랜드 가치 상승이 판가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주력 레이저 장비의 평균판가는 지난 2019년 4650만원에서 지난해 7140만원까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시장일 뿐만 아니라 의료진만 가능한 국내와 달리 스파(Spa)나 에스테틱 등에서도 레이저 시술이 가능하다. 때문에 현지법인을 활용한 직접 영업방식의 사업구조가 안착한 이후 꾸준한 실적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최근 2년간 현지 영업인력이 약 2배 가량 늘어났음에도 이를 상쇄할 실적으로 이어졌다.


역대급 실적은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 중이다. 지난 1월5일 1만8150원(종가 기준)이었던 루트로닉 주가는 이날 2만6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약 두달 새 44.4% 급등이다. 특히 지난해 실적이 발표된 다음날인 2월28일 하루에만 11.7% 껑충 뛰었다.

확보한 현금은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에 활용된다. 생산력 확대를 위한 국내 생산시설 증설이 첫 걸음이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본사 내 생산시설 증축을 통해 생산능력을 약 2배 정도로 늘린다. 200억원대 비용 투입이 전망되는 만큼, 투자여력은 넉넉한 편이다.

루트로닉 관계자는 "주말 특근을 진행하면서 물량을 맞췄을 정도로 지난해 매출이 현재 생산시설에서 나올 수 있는 최대치로 보고 있다"며 "원자재가 상승 등을 고려해 당초 계획 보다 증설이 조금 지연됐지만, 이르면 내년 말 또는 2025년 완료 후 연 매출 5000억원 수준까지 생산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높은 수익성이 뒷받침 되는 소모품 모델에 대한 출시도 이어간다. 의료기기 사업에서 팁(Tip) 등의 소모품은 제조사의 알짜배기 영역으로 꼽힌다. 다만 루트로닉의 경우 레이저기기 특성상 소모품 적용 제품군은 2종으로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최근 기술력 개선과 함께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등의 팁이 사용되는 제품들이 속속 적용되고 있어 후속 제품군 반영을 위한 연구개발에 무게를 싣는다는 계획이다.

잠재력 높은 시장인 중국 공략을 위한 노력도 지속 중이다. 중국 피부미용 시장은 연 평균 10%를 하회하는 글로벌 시장의 2배에 달하는 20% 수준의 성장률이 전망된다. 특히 의료분야 미용 시장 침투율이 선진시장의 절반도 되지 않아 '기회의 땅'으로 여겨진다. 다만 미국 조차 제품허가에 2년이 넘지 않는데 반해 3~4년이 걸리는 까다로운 시장으로 꼽힌다.

루트로닉 관계자는 "현재 미국과 유럽 사업 성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겠지만 중국 역시 일부 신제품들은 허가작업에 착수한 상태로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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