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27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일본 생보업계는 노인 중심의 상품을 개발하며 고령화 시대에 적응해가고 있다.
일본 생보 업계에선 '100세 시대 연금', '장수 이야기', '그랑 에이지' 등 장수생존보험도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 일본 장수생존보험의 가입 연령은 50세에서 87세까지 폭넓다. 오래 살수록 연금 수령액이 커지는 상품도 있다.
중국 생보사는 실버타운 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에서 실버타운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진출한 보험사는 2021년 기준 23개다. 대표적인 예로 태강생명을 자회사로 둔 태강보험그룹은 22개 도시에 실버타운과 재활병원 건설을 추진 중이다. 또다른 대형 생보사인 신화생명보험은 베이징과 하이난에서 실버타운 3개를 운영하고 있다.
실버타운 사업을 지렛대로 삼아 고소득층 고객의 보험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고급 실버타운에 입주하려면 먼저 100만위안(약 1억9000만원) 이상의 종신보험이나 연금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어놓은 것이다. 대부분 회사는 보험료와 별개로 한달에 3000~3만위안(약 57만~568만원)씩 입주비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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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프랑스 보험사는 자회사를 통해 원격 진료와 의약품 배송 등의 서비스 사업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영국 보험사는 상조보험상품을 판매하며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중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부터 생보사에 적용되던 일부 규제를 손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1사 1라이선스' 규제 완화다. 1사1라이선스는 1개의 금융그룹이 생보사와 손해보험사(손보사) 각각 1곳만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규제 완화로 생보사는 미니 보험사(소액단기특화 보험사)를 설립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운전자보험·여행자보험 등 수요가 많은 보험 상품을 생보사가 자회사 설립을 통해 취급할 수 있게 됐다.
최근 금융위는 금산분리 규제 개선 논의도 시작했다. 금산분리는 보험사를 포함한 금융사가 비금융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거나 다른 회사 지분에 15% 이상 투자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다.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생보사도 다양한 비금융 신사업에 진출해 활동 반경을 넓힐 수 있다.
생보사도 고령화 사회에 맞춰 유병자·고령자 보험 등 새로운 상품을 구상중이다. 유병자·고령자 보험의 예로는 당뇨 합병증 보장 상품이나 치매장기요양 상품 등이 있다. 생보사는 노인의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실제 나이가 아니라 건강 나이에 따라 새롭게 보험료를 산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요양업·상조업의 일부 기능을 흡수해 아예 노인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회사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원래 생보사는 요양이 필요한 고객에게 간병비만 줬지만 앞으로는 요양 시설을 운영해 직접 양질의 간병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규제 완화 없이는 생보사가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1사 1라이선스 규제가 완화되긴 했지만 당국은 여전히 기존 보험사와 새롭게 운영하는 미니 보험사의 상품을 분리하도록 하고 있다. 생보사가 내놓을 수 있는 상품에 한계가 있는 셈이다.
요양업 진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행법상 요양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선 시설 운영에 필요한 토지나 건물을 직접 소유하거나 공공부지를 임차해야 한다. 요양업을 막 시작하려는 생보사 입장에선 부담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이에 생보협회는 토지나 건물을 소유한 게 아니라 임차한 경우에도 요양 시설을 설치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금융위에 요청하기도 했다.
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생보사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가고는 있지만 팔 수 있는 상품이 법으로 규제돼 있기 때문에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