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겨냥한 코로나 치료제, 일동·시오노기 '후유증 발생 45% 줄였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3.02.2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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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일동제약-시오노기제약 코로나19치료제 공동개발 협약식 (왼쪽 테시로기 이사오 시오노기제약 대표, 오른쪽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2021년 11월 일동제약-시오노기제약 코로나19치료제 공동개발 협약식 (왼쪽 테시로기 이사오 시오노기제약 대표, 오른쪽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


일동제약 (15,330원 ▲260 +1.73%)과 시오노기제약이 공동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국내 허가신청명 엔시트렐비르 푸마르산)가 코로나19 감염 후유증을 줄여준다는 임상 시험 결과가 나왔다. 화이자의 코로나19 치료제도 후유증을 줄여준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이 준비중이다. 코로나19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단계로 접어들며 치료제 처방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이제 각 개발사들은 감염 후유증 쪽으로 치료제의 적응증 확대를 시도하는 양상이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시오노기제약은 최근 제30회 레트로바이러스 및 기회감염 학술대회(CROI 2023)에서 조코바의 2/3상 3상 추가 데이터와 후유증 발현 감소 효과에 대해 발표했다.



임상 2/3상 3상 연구는 일본, 한국, 베트남에서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중증화 위험 요인은 고려되지 않았으며, 환자의 대부분(90% 이상)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이번 발표를 통해 조코바는 발병 72시간 이내의 환자 그룹에서 오미크론 균주의 대표적인 5가지 증상(콧물 또는 코 막힘, 인후통, 기침, 발열, 피로감)이 소실될 때까지의 시간을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는 점을 입증했다. 증상 소실까지 시간의 중앙값은 조코바가 167.9시간이었고, 위약군은 192.2시간으로 약 24시간의 차이를 보였다.



또 조코바는 체내 바이러스 역가가 음성이 될 때까지의 시간을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단축했다. 안전성 면에서도 조코바는 심각한 부작용이 없고 내약성이 우수했으며, 사망 사례도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발표에서는 특히 코로나 휴유증 발현 감소 효과 데이터도 새롭게 발표됐다. 코로나 휴유증 연구는 발병 5일 이내에 조코바를 복용한 후 3개월(85일), 6개월(169일)이 경과한 시점에서 증상 유무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복용 6개월 후까지 기침, 인후통, 권태감, 미각 및 후각 이상 등 14가지 특징적인 증상 중 하나라도 2회 이상 연속적으로 확인된 환자는 조코바가 14.5%, 위약은 26.3%로 조코바 복용군에서 발현 비율이 위약 대비 45% 낮았다. 집중력·사고력 저하, 불면증 등 4가지 신경계 관련 증상 중 경도 이상의 증상이 하나라도 발현된 환자 비율도 위약 대비 33% 낮게 보고됐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의 부작용 발현 감소 효과를 확인하는 최초의 전향적 위약 대조 연구이며, 복용 후 약 1년(337일)까지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조코바는 지난해 말 일본에서 허가를 받아 활발하게 처방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일동제약이 지난달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현재 심의가 진행 중이다.

코로나19가 엔데믹 단계에 접어들자 세계 제약사들은 치료제의 후유증 관련 임상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확진 후 후유증이 두 달 이상 지속되는 '롱코비드(Long Covid)' 치료제 연구를 위한 10억달러(약 1조4255억원) 규모의 연구계획인 '리커버 이니셔티브'(RECOVER initiative) 중 첫 후보 치료제로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를 선정해 임상시험에 돌입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 같은 임상 계획 발표 후 관련 연구결과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세인트루이스 보훈병원 연구팀은 의학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팍스로비드가 롱코비드를 앓을 위험을 줄여준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지 5일 안에 팍스로비드를 투약하면 롱코비드를 겪을 확률이 26% 줄어든다는 결과다. 이번 연구는 미국 보훈병원 의료시스템 이용자들의 의료기록 분석을 통해 진행됐다. 팍스로비드로 치료를 받은 코로나19 환자 9217명과 코로나19 감염 후 1개월간 항바이러스제 치료나 항체 치료를 받지 않은 4만7123명을 비교했다. 그 결과 팍스로비드를 투약한 환자는 심장병과 혈액장애, 피로, 간질환, 신장질환, 근육통, 신경인지장애, 호흡곤란 롱코비드 관련 질환에 걸릴 위험이 2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후유증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추후 임상 등을 통해 확인한다면 치료 영역은 감염 치료 못지않게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감염 후 최소 2개월 이상 증상이 계속 나타나는 환자를 롱코비드 환자로 정의한다. 전체 코로나19 감염자 중 10~20% 정도가 이에 속한다. 현재 전세계 약 1억3000만여명이 롱코비드를 겪고 있을 수 있는 셈이다. 피로와 기침 등 일반적 후유증을 넘어 코로나가 뇌와 같은 인체 주요 기관에도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속속 나온다.

이사오 테시로기 시오노기제약 대표는 "(조코바가 후유증을 줄여준다는)결과는 고무적이며, 앞으로도 다양한 환자를 대상으로 조코바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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