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4분기 영업익 선방… 올해 R&D 성과·2조 매출 기대감↑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3.02.2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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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영업이익 175억원… 시장 전망치 58% 상회
렉라자 올해 처방 확대 예정… 알러지 신약 등 임상 이상무

유한양행, 4분기 영업익 선방… 올해 R&D 성과·2조 매출 기대감↑


유한양행 (74,700원 ▲400 +0.54%)이 지난해 4분기 기술료 수익 감소에도 본업인 약품사업부 호조로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해 1조7758억원 매출을 올린 유한양행은 올해 2조원 매출 돌파도 노릴 수 있게 됐다.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처방 확대와 글로벌 임상 시험 결과 발표도 앞두고 있다.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알레르기 치료제 임상이 순항하면서 파이프라인 가치도 높아질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지난해 4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43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YoY) 6.6%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08억원으로 같은 기간 67.9% 늘었다. 연결 기준 매출·영업이익은 각각 4505억원(+6.6% YoY)과 175억원(269% YoY)이다.



생활유통사업부와 기술료(라이선스) 매출이 크게 줄었지만 약품사업부 성장으로 이를 방어했다. 지난해 4분기 별도 기준 생활유통사업부 매출은 3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6% 감소했다. 라이선스 수익은 마이너스 10억원을 기록했다. 베링거인겔하임으로 라이선스아웃한 파이프라인의 연구비가 예상보다 증가하면서 전분기에 인식한 라이선스 수익을 차감했기 때문이다. 라이선스 수익은 전년 동기(133억원) 대비 107.4% 감소했다.

반면 약품사업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한 3613억원으로 집계됐다. 소염진통제 '안티푸라민'과 영양제 '마그비'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올라 고성장을 기록했다. B형 간염 치료제 '베믈리디' 매출은 30% 이상 늘었다. 감기약인 '코푸시럽' 매출은 전년보다 144%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업계 전망치(컨센선스)를 크게 상회했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 컨센서스는 111억원으로 실제 영업이익(175억원)이 58% 더 많았다. 영업이익률은 3.9%로 최근 6개 분기 중 가장 높았다. 연구·개발(R&D)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하고 광고선전비도 같은 기간 13.8% 줄면서 영업이익 개선에 기여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2조원 매출 달성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연결 기준 전체 매출은 1조7758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증권가는 올해 유한양행 매출 전망치를 약 1조8000억원대에서 많게는 1조9600억원까지 예상했다.

올해는 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처방 확대와 글로벌 임상 시험 결과 발표 등 주가 상승 모멘텀이 많다. 렉라자는 지난해 말 발표된 LASER301 임상 시험에서 단독요법 1차 치료제로서 성능을 입증했다. 유한양행은 이를 근거로 1분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렉라자 1차 치료제 적응증 확대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렉라자는 국내에서 이전에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에게 2차 약으로 처방된다. 빠르면 하반기 허가 및 연내 급여 확대까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제약사 얀센이 진행하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 요법 임상 결과도 올해 공개된다. 'MARIPOSA-2'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해당 임상 시험은 올해 5월31일 종료 예정일이다. 렉라자 경쟁 제품인 '타그리소'를 투약받고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성공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포스트 렉라자'로 주목받는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도 순항 중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 비상장 (16,210원 0.00%)과 공동으로 개발하는 천식·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는 현재 국내에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다. 경쟁 제품인 노바티스의 '졸레어' 대비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 중으로 올해 하반기 데이터 발표가 예정돼 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YH35324는 향후 특발성·만성 두드러기뿐만 아니라 기관지 천식, 아토피, 음식 알레르기 등 적응증 확대로 글로벌 라이선스아웃 가능성도 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베링거인겔하임으로 기술이전한 NASH 치료제 'YH25724'도 기대받는 후보물질이다.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와 섬유아세포성장인자(FGF21)에 동시 작용하는 기전의 치료제로 올해 임상 1b상 진입이 예상된다. 미국 바이오기업 아케로(Akero)의 FGF21 작용제가 지난해 임상 2b상에서 NASH 치료 효과를 입증했기 때문에 YH25724 성공 가능성도 커졌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GLP-1과 FGF21에 이중 작용 기전의 YH25724도 NASH에서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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