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회장으로 선임되며 현대차그룹의 3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으로 새 한마리가 날고 있다. 정 신임 회장은 2018년 9월 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2년 1개월 만에, 올해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오른지 7개월 만에 명실상부한 그룹의 수장이 됐다. 2020.10.14/뉴스1
1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해 전 직원에게 특별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차 직원에게는 400만원에 주식 10주를, 기아 직원은 400만원에 주식 24주를 준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메일을 통해 "차별화된 상품성으로 '2022 세계 올해의 자동차(아이오닉5)'를 비롯한 글로벌 상을 수상했고, 2년 연속 J.D파워 1위를 하며 고객과 시장으로부터 품질을 인정받았다"면서 "헌신적으로 노력해 주신 직원 여러분에게 최고성과에 따른 특별 성과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핵심 계열사 현대모비스에선 작년에 이어 또 갈등이 터져 나왔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7일 조성환 대표이사 사장과 면담을 통해 타 부품 계열사와 동일한 수준인 3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모비스위원회(현대모비스 노조)에서 "수용 불가" 입장을 냈다. 김용근 현대모비스 노조 의장은 같은날 오후 3시30분쯤부터 본사 사장실을 점거 중이다. (관련 기사 ☞ [단독]"특별격려금 300만원은 적다" 뿔난 현대모비스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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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엔 현대모비스 노사는 올해와 동일한 문제로 대립각을 세웠다. 작년 3월 현대차·기아 전 직원에 4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나, 현대모비스는 여기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현대모비스 노조는 본사 기습 시위 등을 전개하면서 현대차와 동일한 처우를 요구했다.
노조 "'현대차와 동일 처우' 2사 1노조 원칙 지켜라"…사측 "車 시장 상황 어려운 가운데 나온 결정"
현대모비스 서울 역삼동 본사
2사 1노조 원칙은 올해로 23년차가 됐다. 현대모비스는 2000년 현대정공, 현대차, 현대차써비스 등이 인수·합병되며 탄생했는데, 당시에 일부 현대차 직원이 현대모비스로 옮기면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이 원칙이 생겼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한 가족'이라는 구호도 이때 생겼다. 노조 측은 현대차보다 현대모비스의 경영실적이 좋았을 때도 현대차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받았다고 설명한다.
사측은 이번 특별격려금 지급이 글로벌 경기 부진과 인플레이션 지속,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등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 상황도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빠르면 오는 20일 성과금 관련 대응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문제는 현대모비스 사례처럼 노사 갈등이 그룹내에서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해 5월부터 5개월 가까이 현대차·기아와 동일하게 400만원을 지급하라는 이유로 사장실을 점거했고, 결국 400만원을 포함한 연말 성과급을 지급받았다.
현대제철은 이번 성과급 지급 명단에선 제외됐지만 노조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작년처럼 노조가 현대차와 동일한 성과급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