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월 무역적자 역대 최대…'中춘제 직격타' 33조원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23.02.1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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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가 3조4966억엔(약 33조4700억원)으로 월 단위 기록으로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춘제(설) 영향에 엔저와 수입물가 상승이 겹친 결과다.

(로이터=뉴스1) 최서윤 기자 = 일본 엔화 일러스트. 2023. 1. 17.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로이터=뉴스1) 최서윤 기자 = 일본 엔화 일러스트. 2023. 1. 17.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中 춘제+코로나 감염 급증 '직격타'… 적자폭 2배로 급증
16일 일본 재무부가 발표한 1월 무역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무역수지(수출-수입) 적자는 3조4966억엔을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월 단위 통계를 집계한 1979년 이후 최대 적자폭이다.



1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지난해 8월 기록한 2조8248억엔(약 27조400억원)을 웃돌며 연속 적자를 18개월로 늘렸다. 앞서 2015년 2월까지 3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이후로 최장기다.

1월 수입은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원유 등의 가격 상승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8% 증가해 10조477억엔(약 99조7800억원)을 기록했다. 1kℓ당 원유 수입가격이 같은 기간 27.1% 올랐으며,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0.5% 빠진 것이 수입가격을 더 밀어올렸다.



(도쿄 AFP=뉴스1) 김성식 기자 = 26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제11차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고문 회의에 참석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연설하고 있다. 2022.12.26.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도쿄 AFP=뉴스1) 김성식 기자 = 26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제11차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고문 회의에 참석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연설하고 있다. 2022.12.26.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반면 수출은 3.5% 증가하는 데 그쳐 6조5511억엔(약 62조7200억원)에 머물렀다. 지역별로 중국향 수출이 17.1% 감소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진 2020년 1월 이후 처음으로 1조엔을 밑돌았다. 자동차나 자동차 부품의 기어박스, 반도체 제조장치 수출이 줄었다.

중국의 춘제 연휴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영향이 컸다. 올해 춘제는 1월 22일 시작돼 지난해(2월 1일)보다 빨랐다. 중국 물류와 공장이 멈추는 춘제 연휴 동안 일본의 중국 수출은 줄어든다. 중국이 봉쇄 조치를 풀며 코로나19 감염이 확대된 영향도 작용했다.

또한 1월은 일본 정월휴가로 수출이 줄어드는 반면 춘제 전 재고 확보 때문에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늘기 쉬운 계절적 요인도 작용했다.


계절적 요인 불구 수출 회복세 강하지 않을 것
계절적 요인을 조정한 1월 수입액은 전월 대비 5.1% 감소한 9조6093억엔(약 92조원), 수출액은 6.3% 감소한 7조7880억엔(약 74조5600억원)이었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는 1조8212억엔(약 17조4300억원)이다.

이에 대해 나가하마 리히로 다이치생명 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계절 조정치로 본 무역적자는 지난달의 1조4885억엔(약 14조2500억원)과 상대적으로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면서 "무역적자액이 정점을 찍은 지난해 10월부터 적자는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 AFP=뉴스1) 최종일 기자 =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BOJ)이 20일 장기금리의 상한을 높여 사실상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사진은 일본은행 북문.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도쿄 AFP=뉴스1) 최종일 기자 = 일본 중앙은행 일본은행(BOJ)이 20일 장기금리의 상한을 높여 사실상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사진은 일본은행 북문.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일본이 지난 10년간의 통화 완화로 경제회복 모멘텀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이번 기록적인 적자는 일본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미나미 다케시 노린추킨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수출이 강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전반적인 경기 회복이 계속 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평균 엔화 환율은 달러당 132.08엔으로 1년 전보다 15% 하락했다. 무역적자 장기화의 두 요인인 엔화 약세와 고유가가 지난해 최고점 대비 누그러지긴 했으나 여전히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식품 제조사들이 수입단가를 제품가격에 전가하면서 지난 12월 일본의 인플레이션은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플레 영향으로 일본의 가계 지출은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미나미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가 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적자가 얼마나 빨리 줄어들지 확실하지 않다"며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완화 추세이나 각국 중앙은행들의 급속한 긴축효과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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