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으니 질주'…K-미용 의료기기, 지난해 실적 날았다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3.02.0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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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두자릿수 매출 증가 전망

국내 미용 의료기기 회사들이 지난해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COVID-19)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미용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용 산업에 대한 관심은 인구 고령화, 웰빙 트렌드 등으로 수년 전부터 높아진 추세였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에선 올해도 국내 미용의료기기 회사들이 선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스크 벗으니 질주'…K-미용 의료기기, 지난해 실적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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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이시스메디칼 (9,450원 ▲80 +0.85%)은 작년 매출 1165억원, 영업이익 343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대비 43.3%, 영업이익은 45.3% 증가한 수치다. 특히 매출은 창립 이래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상장 직전인 2020년 매출이 478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제이시스메디칼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당사 제품 판매가 호조세를 보였다"며 "영업 레버리지 효과로 이익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비올 (9,890원 ▲230 +2.38%)은 작년 매출 311억원, 영업이익 12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45.3%, 영업이익은 138.7% 증가했다. 비올 관계자는 "실펌엑스 및 스칼렛 장비 매출과 소모품 판매가 늘었다"고 전했다. 아직 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루트로닉, 클래시스 등 다른 미용 의료기기 기업들도 지난해 호실적을 올린 것으로 분석되긴 마찬가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루트로닉 (36,700원 ▼50 -0.14%), 클래시스 (36,750원 ▼50 -0.14%)는 작년 매출이 전년대비 각각 48%, 38.5% 늘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호실적은 해외시장에서의 선전이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1년 이들의 수출 비중은 제이시스메디칼 85%, 비올 83.7%, 루트로닉 83%, 클래시스 70%에 달했다. 이러한 수출 비중은 매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제이시스메디칼은 글로벌 피부미용 의료기기 기업인 미국 사이노슈어(Cynosure)와의 협업이 주효했다. 사이노슈어는 2019년부터 피부미용 의료기기 '포텐자(POTENZA)' 글로벌 유통을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3년 전 체결했던 포텐자 제조자개발생산(ODM) 공급 관련 재계약도 체결했다. 연간 최소주문수량이 550대로 앞선 계약(350대)보다 늘어난 게 특징이다. 비올은 독자적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적용한 미용 의료기기를 내세워 북미시장에서 선전 중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영국 등 해외 국가들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우리나라보다 낮은 마스크 착용 기준을 제시해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작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 국가들은 실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면서 대중교통, 의료·복지시설 등에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이는 수출 비중이 높은 4사엔 긍정적인 여건이다. 마스크를 벗으면 피부 미용에 신경쓰는 사람이 보다 늘어나는 영향이다. 증권가에서 앞다퉈 미용 의료기기 호실적을 점친 배경이다.

코로나19 안개가 한층 더 걷히는 올해 이들은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3개월가량 판단을 유보했지만 미국에선 오는 5월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 종료를 선언하기로 했다. 또 마스크 정책이 보수적이었던 국내에서도 지난 달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전환했다. 병원, 약국 같은 감염취약시설, 대중교통 등을 제외한 실내에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내수 매출 역시 늘어날 개연성이 커졌단 얘기다.


증권사에선 이들 4사가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실적 전망치 평균)가 비올 51.12%에 달하고 제이시스메디칼 26.8%, 루트로닉 22.92%, 클래시스 23.3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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