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로봇' 큐렉소, 작년 매출 52% 늘고 흑자전환…올해 美 인허가 신청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3.02.0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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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매출목표 690억, 의료로봇 42% ↑ 전망

큐렉소가 지난해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국내, 인도 등에서 의료로봇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해외 파트너와 추가 계약이 체결된 만큼 회사 측은 올해도 판매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연내 의료로봇 최대시장인 미국 진출을 위한 인허가 신청에도 나설 예정이다.

'의료로봇' 큐렉소, 작년 매출 52% 늘고 흑자전환…올해 美 인허가 신청


작년 매출 첫 600억원 돌파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큐렉소 (12,270원 ▲40 +0.33%)는 지난해 매출 650억원, 영업이익 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51.8%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특히 매출 600억원을 돌파한 것은 큐렉소 창사 이래 처음이다. 큐렉소 관계자는 "큐비스 조인트(인공관절), 큐비스 스파인(척추), 모닝워크(보행재활) 등 의료로봇이 작년에만 국내외 시장에서 62대 판매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의료로봇 판매수량이 2020년 18대, 2021년 30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큰 편이다. 큐렉소는 작년 해외에서 33대, 국내에서 29대의 의료로봇을 판매했다. 해외시장에서의 선전은 인도 최대 인공관절 임플란트 기업인 메릴 헬스케어와 2020년 '5년간 큐비스 조인트 최소 53대 수출' 계약을 맺었던 게 주효했다. 큐렉소는 2020년 3대, 2021년 5대, 작년 29대의 의료로봇을 인도에 보냈다. 작년 수출물량이 급증한 건 국내보다 의료기술이 덜 발전한 현지에서 의료로봇의 가진 정확성에 대한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전언이다.

국내에선 지난해 2월부터 3등급 재활로봇을 뇌졸중 환자 재활치료에 활용할 때 건강보험을 적용해주면서 큐렉소 의료로봇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그 결과 지난해 큐렉소 매출에서 의료로봇 기여도 역시 크게 늘어났다. 현재 큐렉소는 무역(식품 원재료 수입 판매), 임플란트, 의료로봇 사업 부문을 영위 중이다. 의료로봇 부문 매출은 2020년 63억원, 2021년 105억원, 2022년 212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기간 매출 비중은 16%에서 32.6%로 올랐다. 큐렉소가 일찌감치 밝혔던 목표(의료로봇 부문에서 매출 과반 달성)에 빠른 속도로 다가가는 모습이다.

큐렉소에선 올해도 의료로봇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자신한다. 매출 목표치가 690억원이다. 예상 증가율(6.2%)만 보면 매출 증가폭이 큰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이는 무역부문이 역성장할 것이란 계산을 반영한 결과다. 큐렉소는 올해 의료로봇을 80대 판매해 매출이 전년보다 41.5%(88억원)나 증가할 것으로 봤다. 작년 말 메릴 헬스케어와 동유럽, 남아메리카, 중동아시아 등 37개국에 큐비스 조인트를 수출하는 계약을 추가로 체결한 영향이 크다. 큐렉소 관계자는 "올 여름 이후부터 인도 외 지역에서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올 2분기 미국 인허가 신청
올해 의료로봇 최대시장인 미국 진출도 가시화된다. 큐렉소는 2020년 국내에 큐비스-조인트를 출시한 뒤 미국시장 진출 준비를 해왔다. 2021년 4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 신청에 나섰고, 작년 중 결과를 받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인허가 절차가 진행되는 사이 차기 모델(큐비스 조인트 150)이 개발됐고, 큐렉소는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해당 모델의 인허가를 받았다. 큐렉소에선 미국 FDA에도 기존 모델(큐비스 조인트 100)보다 차기 모델로 도전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미국시장 진출 방식도 수정했다. 혼자가 아닌 관계기업인 TSI(Think Surgical Inc)와 함께 두드리기로 한 것이다. 임상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짜낸 전략이라는 전언이다.

이재준 큐렉소 대표는 "미국에서는 의료기기의 선행기술이 있는지 확인한 뒤 선행기술과 동등성이 인정되면 인허가 승인을 해준다"며 "임상 절차가 간소화되기 때문에 그만큼 허가를 받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액티브 수술로봇으로 FDA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곳은 전 세계에 TSI가 유일하다"며 "TSI와 협력하면 임상을 피할 수 있어 큐비스-조인트도 미국시장에 보다 빨리 진출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큐렉소는 지난해 7월 TSI와 큐비스-조인트를 근간으로 한 신제품 개발 및 출시, 미국 FDA 인허가 등에 협력한다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어 TSI에 큐비스 조인트 4대를 보냈다. 미국에서 선보이는 제품 개발은 큐렉소가 하드웨어를, TSI가 소프트웨어를 맡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또 큐렉소에는 TSI에 하드웨어를 판매할 때마다 수익이 더해지는 구조다. 큐렉소 관계자는 "올 2분기 중 미국 인허가 신청을 낼 것"이라며 "내년 1분기 정도에 결과가 나오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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