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내정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2017.7.18/뉴스1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내정자는 다음달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3년 임기의 우리금융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정통관료 출신인 임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1차관,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거쳐 2013년 NH농협금융 회장에 선임돼 2년간 일했다. 2015년 금융위원장으로 복귀해 2017년 퇴임한 후 야인으로 돌아갔다가 6년 만에 다시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로 돌아오는 셈이다.
민영화 전 오랜 기간 정부 소유 금융회사였던 우리금융은 다른 민간 금융그룹에 비해 유독 내부 파벌 다툼이 심하고 정치권의 인사 개입이 빈번했다. 옛 상업은행과 옛 한일은행 출신 사이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고, CEO 선임 과정이 정부나 정치권의 입김에 휘둘리는 경우도 많았다. 심지어 본부장 인사까지 외부 청탁에 좌우되기도 했다.
잇단 금융사고에 따른 고객과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중대 과제다. 우리금융은 손태승 회장의 금융당국 중징계와 연임 포기의 빌미가 된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지난해 발생한 우리은행 직원의 700억원대 횡령 사고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금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임 내정자가 조직 전반과 업무 프로세스에 메스를 들이대고 내부통제를 대폭 강화할 것이란 예상이 그래서 나온다. 잇단 금융사고와 지배구조 이슈에 휘말려 바닥으로 떨어진 임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것도 임 내정자의 몫이다.
우리금융의 숙원인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도 임 내정자 앞에 놓인 주요 과제다. 우리금융이 주요 금융그룹 중 자산과 이익 규모에서 4위권으로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증권, 카드, 보험 등 주요 비은행 사업부문의 열세 영향이 크다. 2006년 옛 LG카드(신한카드) 인수합병(M&A) 당시 대주주인 정부 반대로 입찰에 참여하지 못 했고, 2014년엔 핵심 계열사인 옛 우리투자증권(NH투자증권)을 NH농협에 넘기는 아픔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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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성사시킨 당사자가 NH농협 회장으로 재직하던 임 내정자다. 우리금융 내부에선 금융과 거시 정책은 물론 금융시장과 금융그룹 사업구조를 잘 아는 임 내정자가 적극적인 M&A로 증권 등 비은행 사업 확장을 추진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우리금융은 최근 다올인베스트먼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비은행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임 내정자가 취임 직후 당장 결정해야 할 중대 현안도 있다.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징계 소송 여부를 결론 내야 한다. 법적 대응 여부는 소송 상대방인 금융당국에도 민감한 이슈여서 대정부 관계를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한 후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