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프리즘] 챗GPT 시대, 우리는 준비됐나요

머니투데이 조성훈 정보미디어과학부장 2023.02.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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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챗GPT는 우리가 주변의 세상과 상호작용하고 이해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진 획기적인 기술이다. 그러니 한번 시도해보고 인공지능의 힘을 직접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요?"

최근 화제인 챗GPT에게 자신을 주제로 신문 칼럼을 써보라고 하자 내놓은 결과물이다. 챗GPT의 기본 개념은 물론 잠재력과 유사 기술과의 차이점, 앞으로 챗GPT가 열어젖힐 미래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정리의 기술'이 놀라웠던 반면 여전히 인간의 통찰을 넘어서진 못했다는 느낌도 함께 받았다.



오픈AI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챗GPT는 글로벌 IT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챗GPT는 사용자가 입력한 문장을 이해하고 마치 사람 처럼 일상언어로 의사소통한다. 에세이는 물론, 시, 소설, 보고서, 복잡한 계산과 학술논문, 프로그래밍 코드까지 짜준다. 인터넷의 등장과 아이폰발 모바일 혁명에 비견되고 2016년 알파고를 넘어서는 충격파를 안긴다.

생성AI모델은 챗GPT가 처음은 아니지만, 대부분 이미지나 음성, 영상 등을 다루는 형태였던 데 반해 챗GPT는 복잡하고 미묘한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훈련한 첫 AI 서비스라는 점이 다르다. 어떻게 질의하느냐에 따라 논문은 물론 문학, 철학 등 학문, 예술영역의 창의적 답변까지 생성할 수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 생성AI가 스며들고, 결과적으로 미래에는 현시대를 챗GPT 이전과 이후로 구분할 것이라는 말도 과장이 아니다.



그러나 챗GPT에 대해서는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가 함께 퍼진다. 신기술이 등장할 때 그 파급효과와 부작용에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는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럽다. 당장 거론되는 것은 표절이나 대필 그리고 학습능력 저하다. 교육계에서는 숙제나 작문, 코딩과제 등에 이를 의존하는 경우 학습능력이 저하됨은 물론 부정행위가 일상화될 것이라 걱정한다. 아예 교육현장에서 챗GPT사용을 금지해야한다는 주장과함께 접속차단도 이뤄지고 있다. 인간 피드백을 통한 강화학습의 결과 인간의 결함과 편견, 실수를 고스란히 모방하고 편향성을 고착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그렇다면 우리는 챗GPT로 촉발된 생성AI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무엇보다 챗GPT라는 도구의 본질과 한계를 먼저 체득해야할 것같다. 막연한 경계심으로 거리를 두면 도리어 신기술에 대한 이해와 적응, 부작용을 막는데 걸림돌이될 뿐이다. 챗GPT로 상징되는 AI 사회로 변화는 거스를수 없는 흐름이다. 안그래도 정보 과잉인 시대에, 지식검색에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는 대신 인간 만의 고유한 통찰과 지혜를 키우는 도구로 활용해야한다. 수학시험에서 계산기를 쓰는 게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닌 것처럼, 교육현장에서 부터 AI모델 활용을 공론화하고 과제와 발표자료 작성에 적극 나서야한다. 단 AI 활용여부와 범위, 원전의 출처를 밝히고 토론과 질문을 통해 통찰과 지혜를 키우는 교육모델로 대대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챗GPT의 경우 명령어 즉 프롬프트를 얼마나 잘 입력하느냐에따라 결과값이 달라지는 만큼, 생성AI와 잘 대화해 문제 해결능력을 키우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나 테크 어시스턴트 교육에도 나서야한다.

AI로 확산될 혐오와 차별, 불평등의 영구화 등 부정적 측면은 기술적 보완과 제도적 장치로 최소화해야한다. 물론 광범위한 실업과 특정 직업군의 소멸 및 재배치, 그에다른 마찰은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러다이트 운동(산업혁명기 기계파괴)처럼 막아선다고 될일이 아닌 만큼 시행착오를 줄이고 연착륙시킬 사회적 숙고와 합의가 필요하다.


자동차가 인간의 이동을 편하게했고 컴퓨터는 문제해결 능력을 키웠다. 또 인터넷의 등장은 집중력은 떨어뜨렸지만 연결을 통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 스마트 혁명을 거스를 수 없는 것처럼 AI 시대를 막을 수 없다면 하루 빨리 적응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해 우리 사회와 교육, 삶의 혁신을 이뤄내야한다.

조성훈 정보미디어과학부장조성훈 정보미디어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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