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사진=뉴스1
SK하이닉스는 1일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 6986억원, 영업손실 1조 7012억 원(영업손실률 22%)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7.8%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SK하이닉스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건 2012년 3분기 이후 10년여만(41분기)이다. 4분기 매출이 급격히 줄면서 내심 기대했던 연 매출 50조원 달성에도 실패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44조6481억원(3.8%), 영업이익은 7조66억원(-43.5%)이다.
앞서 마이크론은 D램과 낸드플래시를 20% 이상 감산하고, 올해 설비투자를 30% 이상 줄이겠다고 했다. 키옥시아도 30% 이상 감산 방침을 밝혔다. 이는 급격히 떨어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반등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감산의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D램(PC향 범용제품 기준) 고정거래가격은 2.21달러로 3개월 전인 지난해 9월(2.85달러)보다 22.46% 급락했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도 4.14달러로 3.73% 떨어졌다. 1년 전인 2021년 12월과 비교하면 D램가격은 40%, 낸드플래시가격은 14% 하락했다. 지난달에는 PC용 D램 평균 고정거래 가격이 1.81달러까지 추락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D램 가격이 올해 1분기 20%, 2분기 11%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도 같은 기간 각각 10%, 3%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감산의 효과는 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위적 감산없다" 삼성의 이유있는 버티기 전략
(서울=뉴스1) = 삼성전자가 업계 최선단 12나노급 공정으로 16Gb(기가비트) DDR5 D램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DDR5 규격의 이번 제품은 최대 동작속도 7.2Gbps를 지원한다. 이는 1초에 30GB 용량의 UHD 영화 2편을 처리할 수 있는 속도이다. (삼성전자 제공) 2022.12.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후로도 2007년 2015년 반도체 치킨게임에서도 삼성전자는 버티기 전략을 사용했고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은 40%대까지 치솟았다. 반면 하이닉스는 감산과 설비투자 축소로 인해 업황 반등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사업의 부침도 심해졌다. 2012년 SK그룹에 인수되기 전까지 여진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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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감산과 설비투자 축소의 여파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고 정상화를 통해 메모리 가격이 반등하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얘기다. 반도체 업계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업황이 개선돼 내년에는 반도체 호황이 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들어 반도체 업황 사이클 간격이 좁아지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탠다. 설비투자 축소 역시 생산량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칠 뿐 선단테크(첨단 설비투자) 비중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SK하이닉스의 입장이다.
김우현 재무담당 부사장(CFO)은 "업계 감산 영향이 1분기부터 가시화하고, 투자 축소로 향후 공급 여력 또한 줄어들게 되면 올해 중에 재고 정상화가 이뤄지고, 내년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업 턴(시황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차세대 1b 나노 D램과 238단 낸드플래시 개발과 초기 양산에 필요한 설비투자는 차질 없이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