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반토막'에 역대 '최대' 무역적자…"지원수단 총동원"

머니투데이 세종=조규희 기자 2023.02.0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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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472억달러 적자라는 역대 최악 성적표를 받았다./사진=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472억달러 적자라는 역대 최악 성적표를 받았다./사진=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리나라 주력 수출 상품인 반도체 수출이 반토막나고 중국을 비롯해 미국, 아세안 등 대부분 주요 지역의 수출이 줄면서 올해 1월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1개월 연속 적자, 4개월째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2023년 1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고 지난달 수출액이 462억7000만달러(약 57조1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6%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수입은 589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126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8월 94억3000만달러를 넘어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또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 연속 적자 기록을 이어갔다.



올해 1월 무역수지 적자폭 127억달러는 지난해 전체 무역적자 472억3000만달러의 4분의 1을 넘어서는 숫자다. 정부는 또 지난해 '2023년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통해 올해 수출이 전년대비 4.5%, 수입은 6.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무역실적에 경제정책방향 전망치를 반영한 올해 무역 적자 규모는 312억달러. 정부의 연간 전망치의 40%를 한달만에 넘어선 셈이다.

지난달 수출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다. 우리 주력상품인 D램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약세와 수요감소로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8억달러, 44.5% 감소한 60억달러에 그쳤다. 반도체 수출액 감소분은 지난달 전체 수출액 감소분의 52%를 차지했다. 컴퓨터 부문은 전년대비 63.8% 줄어든 5억2000만달러어치를 수출, 감소율이 가장 컸다.



이밖에 디스플레이 36%, 바이오헬스 33.5%, 철강 25.9% 등 15대 수출 주요 품목 중 10개 품목의 수출이 모두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전체적인 수출감소세에서도 자동차와 석유제품 수출은 전년대비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액은 49억 8000만달러로 21.9% 증가했으며 석유제품은 41억3000만달러로 12.2% 증가했다. 부품 수급에 따른 자동차 생산 차질이 일부 해소됐고, 고유가 시대 주요시장 수요가 유지되며 석유제품 가격이 기존 수준을 유지한 결과다.

지역별로 EU(유럽연합)과 중동을 제외한 중국·아세안·미국·일본·중남미 등 대부분 지역에서 수출이 감소했다. 중국을 상대로한 수출은 91억7000만달러로 전년대비 31.4% 감소했고 △아세안 82.6억달러(19.8% 감소) △미국 80억5000만달러(6.1% 감소) 등으로 집계됐다.

연속기록 측면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수출이 꺾인 이후 4개월째 수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국·아세안 내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제품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줄어든 것이 1월 수출 감소에 크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반도체·철강 등 원부자재 수입이 줄어 지난 1월 수입액은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다. 다만 전체 수입액의 26.8%를 차지하는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은 157억9000만달러로 지난 10년간 1월 평균 수입액 103억달러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많은 금액이다. 국제 유가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면서 원유 수입액은 69억4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0% 감소했으나, 동절기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을 위해 가스·석탄 등의 수입 규모는 확대됐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정부는 당면한 수출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보유한 모든 지원역량을 결집하고 수출지원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우리 수출기업의 원활한 수출을 위해 무역금융·인증·마케팅 등 3대분야를 중심으로 수출애로를 해소해 나가는 한편, 원전·방산·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의 수주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원전·방산·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의 수주 및 UAE·사우디와의 정상경제외교 성과 조기 실현을 위해 범부처 수출지원역량을 강화하고 밀착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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