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 사는 조 가브리엘(17)이 이달 자신의 틱톡에 올린 영상. 그는 이 7만원짜리 가방을 아버지에게 선물받았다며 '나의 첫 명품 가방'이라고 적었다./사진=틱톡
30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사는 조 가브리엘(17)은 이달 초 자신의 틱톡 계정에 아버지에게 선물로 받은 가방을 자랑하는 영상을 올리며 "내 첫 명품 가방(my first luxury bag)"이라고 적었다. 그가 받은 가방은 싱가포르 패션브랜드 찰스앤키스의 79.9싱가포르달러(약 7만원)짜리 가방이었다.
하지만 가브리엘은 이후 추가 영상을 올려 자신은 2010년 필리핀에서 싱가포르로 이주해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으며 자신의 형편을 볼 때 명품이 맞다고 반박했다. 가브리엘은 "부유함이 당신들은 얼마나 어리석게 만들었는지 알겠다"며 누리꾼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가브리엘의 사연은 싱가포르 언론에도 소개됐고 여러 패션브랜드는 가브리엘에게 직접 선물을 보냈다. 찰스앤키스는 직접 가브리엘과 아버지를 초대해 음식을 대접했다. 가브리엘은 외신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들에겐 80싱가포르달러짜리 가방이 별것 아닌지 모르겠지만 내겐 감정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의미가 크다"며 "그걸 왜 사람들은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가브리엘의 사연이 화제가 되면서 싱가포르에선 빈부 격차와 사회적 계급 사이의 갈등에 대한 광범위한 논쟁도 촉발됐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단순히 명품을 뭐로 정의할지에 대한 논의를 넘어 여기엔 오해를 키우고 공감은 줄이는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더 큰 담론이 있다"면서 "우리는 오해를 뛰어넘고 더 큰 공감을 허용하는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적 시스템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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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인종, 다문화 국가로서 화합과 조화를 중시하는 싱가포르 정부 역시 이번 논쟁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차기 총리로 예정된 로렌스 웡 싱가포르 부총리는 최근 연설에서 가브리엘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국민들에게 사회적 지위나 명성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