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풀리자 해외로…작년 해외서 긁은 카드비 52% 급증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3.01.30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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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풀리자 해외로…작년 해외서 긁은 카드비 52% 급증


코로나19(COVID-19)로 닫혔던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지난해 신용카드 해외 사용액이 전년 대비 5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국 관련 규제 완화로 해외여행 문턱이 낮아지자 미뤘던 해외여행을 떠난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해외여행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자 고객을 잡으려는 카드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2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NH농협 등 국내 카드사의 지난해 개인 신용카드 해외 이용금액(일시불+할부)은 8조6302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카드 해외 이용금액 5조6780억원보다 52%(2조9522억원) 늘어난 결과다.



이는 전세계 각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로 접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로 급감했던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출·도착 합계 기준 지난해 4분기 국제선 이용객은 965만4982명으로 집계됐다. 1분기 109만명, 2분기 287만명, 3분기 588만명과 비교해 증가세가 가파르다.

특히 2020년 3월 이후 약 2년 7개월간 지속된 일본의 무비자 입국 중단 조치가 지난해 10월 풀리면서 일본 여행이 크게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에 따르면 국내 출발 해외행 항공권 매출 중 일본행 항공권 매출 건수 비중은 지난해 7∼9월 13% 수준에 머물렀지만, 10월에는 39%, 11월에는 41%까지 비중이 커졌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4분기(10~12월) 신용카드 해외 이용금액은 2조5540억원으로, 여름휴가 성수기인 3분기(7~9월) 2조3588억원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11월과 12월 해외 이용액은 각각 8579억원, 8853억원으로 극성수기인 8월 8498억원을 앞질렀다.

약 3년여 만에 다시 찾아온 해외여행 훈풍 아래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항공과 호텔, 환전 등 해외여행 관련 특화 서비스 인기도 되살아나고 있다. 하나카드가 지난해 7월 내놓은 해외여행 특화 플랫폼 '트래블로그' 가입자는 설 연휴 직전 50만명을 돌파했다. 이 서비스는 달러, 엔, 유로, 파운드 등 4종의 외화를 환전 수수료 없이 충전해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다. 환율이 비교적 저렴할 때 수수료 없이 외화를 충전했다가 여행 때 사용하기 용이하다.

업계 대표 항공 마일리지 적립카드인 삼성카드의 '&(앤) 마일리지 플래티넘(스카이패스) 카드'의 지난해 3분기 발급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하기도 했다. 이 카드는 결제액 1000원당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기본 1마일 쌓아준다. 주유·커피·편의점·택시 등 일반인이 평소 많이 쓰는 업종에서는 1000원당 2마일리지를 적립해 준다.


아울러 해외여행객을 사로잡기 위한 카드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하나카드는 국내 1위 여행사 하나투어와 손잡고 현재 '여행은 여기서 하나봐'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해외항공권 10% 할인, 해외 현지 결제 시 최대 4만 하나머니 지급 등의 혜택을 지원한다. 이 밖에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등이 호텔 할인·캐시백, 항공권 할인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입국 관련 규제 완화 등으로 본격적으로 되살아 난 해외여행 수요가 올해 들어서도 계속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최근 달러와 엔화 등 환율도 여행객들에게 긍정적으로 변하면서 해외여행객을 잡기 위한 카드 상품과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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