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연 공정혁신시뮬레이션센터 이희준 박사는 "메탈 소재를 올려 놓고 1톤(t)까지 부하를 줘 표면부 인장 잔류응력 등의 로우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면서 "시뮬레이션을 할 때 검증된 물성 데이터를 써야 제대로 된 결과값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옆방엔 이보다 더 큰 재료실험기가 놓여 있었다. "선박, 탱크 부품 등 주로 10톤 이상일때 쓴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대학의 교육 커리큘럼, 연구장비 등을 한데 모아 관리·활용하는 공유대학 개념으로 운영된다. SW 활용 교육은 전기연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 박사급 연구자들이 주로 맡을 예정이다. 백명기 한국전기연구원 공정혁신 시뮬레이션 센터장은 "경남권 제조기업들 대부분이 비용절감을 위해 시뮬레이션 전문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작년에 비슷한 교육과정을 운영한 적 있는데 50명 학생 중 43명이 취업에 성공했다"고 귀띔했다.


스마트이노베이션센터는 전기연 정문 앞 부지에 지상 5층, 연면적 5509㎡ 규모로 조성됐다. 국비 80억원, 지방비 60억원 등 총 140억원이 투입됐다. 노후화된 경남 창원 지역 산단에 디지털 전환 기술을 수혈, 탄소 전환을 이뤄내는 '스마트그린산단 촉진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백 센터장은 시뮬레이션이 기업에 주는 이점을 묻는 질문에 "기존엔 새로운 제품을 설계·제작한 뒤 시험하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하므로 이 기간만 한달에서 6개월은 족히 걸렸다"면서 "이젠 시뮬레이션 기술을 통해 하루 만에 가능하고 조건을 10번, 50번씩 바꿔 진행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대기업에선 자체 기술과 전문인력을 대부분 갖추고 있지만, 아직 지역 중소·중견기업에겐 SW가 워낙 비싼 데다 전문인력 채용도 쉽지 않아 이런 센터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전기연이 이 센터의 구축·운영 과제를 맡을 수 있었던 건 2016년부터 151개 기업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약 270억원 규모의 제품 개발 및 생산기간 단축 효과를 이끌어낸 실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백 센터장은 "지금까지 40개 중소·중견기업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전력기기(3차원 모터) △자동차(배터리 쿨링 패드) △관광(첨성대 지진 영향) △건축(몽골식 가옥 에코 팬) △헬스케어(밸런스 운동기구) 등 분야에서 기술 지원을 받아 제품 개발 및 생산기간 단축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실례로 지난해 경남 창원 소재 부품 전문기업 태림산업은 전기연 공정혁신시뮬레이션센터로부터 3차원(3D) 시뮬레이션 장비와 전문인력을 지원 받아 독일 폭스바겐 차량 100만 대에 들어갈 자동차 조향장치 부품을 수주한 바 있다.
특히 업력이 길고, 젊은 인력을 쉽게 구하기 힘든 중소·중견기업은 기술 노하우를 정확하게 이전하기 위해 이런 시뮬레이션이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백 센터장은 "저희가 만난 한 중소기업의 경우 반원처럼 휜 파이프를 전문으로 제작하는데 이 휜 각도를 고참 엔지니어 한 분의 감에 의존해 만들고 있었고, 이분이 안 나오는 날엔 공장이 올스톱해야 하는 실정이었다"면서 "파이프에 주름이 안 가게 열처리하면서 잘 휘게 할 수 있는 재질과 정확한 직경 및 각도 수치 등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알아내 알려드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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