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고케어는 CES 2023에서 롯데헬스케어의 캐즐을 확인하고 아이디어 탈취 문제를 제기했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CES에서 일부 관람객이 롯데헬스케어에서 출시한 케즐과 우리의 뉴트리션 엔진이 똑같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이때 롯데헬스케어에서 알고케어의 사업 아이디어를 그대로 베껴 제품을 개발한 사실을 알아챘다"고 했다. 롯데헬스케어가 투자와 사업협력 목적으로 알고케어에 접근한 후 사업 아이디어를 베꼈다는 주장이다.
소극적 권리확인심판은 기업이 기술 개발 및 신제품 출시 전에 특허심판원에 청구하는 일반적인 절차이지만 청구 배경은 제각각이다. 기술 개발을 마친 후에 기존 특허권과 유사성을 인지하고 청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처음부터 기존 특허를 우회할 목적으로 개발한 뒤에 해당 심판을 청구하기도 한다.
특허법에 정통한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는 "기술침해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목적으로 청구하지만 기업마다 기술개발을 하는 배경이나 동기가 제각각인 만큼 다양하게 활용된다"며 "소극적 권리확인심판은 기존 특허와 유사한지만 판단할 뿐 기술개발의 배경이나 의도에서 고의성이 있었는지는 다루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가 특허심판을 청구한 것은 아이디어 탈취 문제가 발생할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 제품을 개발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알고케어와 롯데헬스케어의 기술이 유사하지 않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관련 논란이 불거지기도 전에 특허심판을 청구하며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롯데헬스케어의 주장대로 알고케어와 유사성이 없다면 특허심판을 청구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롯데헬스케어 측은 "알고케어는 지난해 5월부터 비슷한 이유로 문제를 제기해왔고 당사의 입장은 알고케어의 핵심기술을 도용한 바 없다는 것"이라며 "2023년 출시를 목표로 디스펜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알고케어와 당사 디스펜서의 차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 특허심판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이번 특허심판에서 롯데헬스케어가 승소하더라도 추가적인 법적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대형 로펌 소속 한 변호사는 "특허권 침해 여부만 확인하는 소극적 권리심확인심판과 별개로 기술 개발의 배경이나 의도성, 아이디어 탈취 문제는 공정거래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추가적인 소송을 제기해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알고케어도 법적 조치를 예고한 상태다. 정 대표는 "롯데헬스케어가 청구한 특허권은 이전 모델의 특허권으로 이번에 '카피캣' 문제가 불거진 신제품과는 관련 없다"며 "신제품의 특허는 현재 출원 중이며, 변호사를 선임해 특허심판과 함께 공정거래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법적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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