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 /사진=배한님 기자
재택근무 종료·보상 최소화…복지 축소에 노조 가입률 폭증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본사 직원들의 노조 가입률이 최근 50%를 넘었다. 과반 노조가 되면 회사에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다. 노조는 현재 가입률을 공식 집계 중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카카오 임직원 수는 약 3600명이다.
지난해 말 30%대였던 카카오 본사 노조 가입률은 열흘 만에 10%p 이상 치솟았다. 카카오 본사뿐만 아니라 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에서도 노조 가입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는 이달 첫 주에만 300명 이상이 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에서는 보상 문제가 터졌다. 지난해 6월 전사 출근제 전환이후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된 가운데 지난달 초 전사 회의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전망한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케이크 쿠폰'을 나눠주자 반감이 폭발했다는 것. 이에 최근 한 달새 300명이 넘는 가입자가 넥슨 노조를 향했다. 2018년 노조 창립 이래 가장 가파른 증가세다.
겨울 시작하는데 어쩔 수 없다…어려운 상황 이해해달라는 회사 IT 기업들은 어려운 경기를 감안하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언택트 수혜가 끝나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경영 효율화 방안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IT 기업들은 업무 공간 확충이나 구내식당 증설 등으로 간접적 복지확대로 직원 달래기에 나섰으나, 불만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카카오는 사원협의체와 대화를 지속하고, 오해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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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노조가입은 최근 경기악화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 전망도 한몫했다. 이미 글로벌 IT기업들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가운데 국내 IT업계에서도 상반기 중으로 몇몇 기업이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복지 축소에 이어 정리해고 위기까지 겹치자 불안감에 노조를 찾게된다는 것이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익숙했던 재택근무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불만이 팽배한 것인데 엔데믹과 경기 침체로 달라진 기업 여건도 이해해야하지 않겠느냐"면서 "마찰이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갈등이 고조되지 않도록 노사간 이해와 소통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