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연세로' 차 없는 거리 폐지…학생·주민 vs 상인·교인 '팽팽'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2023.01.0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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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하고 무책임한 행정" VS "다른 대학가와 비교해도 침체 두드러져"

(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서울시가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의 운용을 1월 20일부터 오는 9월 말까지 일시적으로 정지한다. 이 기간동안 상권과 교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등을 거쳐 향후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영방향을 결정한다. 이에 따라 그간 금지됐던 승용차 등 통행이 허용된다.  사진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의 모습. 2023.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서울시가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의 운용을 1월 20일부터 오는 9월 말까지 일시적으로 정지한다. 이 기간동안 상권과 교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등을 거쳐 향후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영방향을 결정한다. 이에 따라 그간 금지됐던 승용차 등 통행이 허용된다. 사진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의 모습. 2023.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시 첫 '대중교통 전용지구'였던 신촌 연세로가 오는 20일부터 차 다니는 도로로 되돌아간다. 지자체는 9개월간 임시로 차량 운행이 가능하게 한 뒤 신촌 상권이 눈에 띄게 회복하면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영구해제한다는 방침이다. 시민사회는 주민들 의견을 듣지 않은 성급한 행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시민연대) 등 9개 시민단체가 모인 연세로 공동행동은 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일시정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연세로 차량 통행은 성급하고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시민들 의견을 들으려는 의지는 있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시민연대는 신촌 상권이 '차 없는 도로' 때문에 침체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한다. 시민연대는 "신촌 상권은 2000년대 이후 꾸준히 침체돼 왔다"며 "또 연세대 송도캠퍼스 신설로 인한 대학생 유입 감소 △홍대 등 인근 상권 확대 △코로나19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9개월 차량 통행을 임시로 허용한 후 그 영향을 평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데이터를 독점한 서울시가 평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지도 의문"이라며 "데이터를 잘못 해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울시가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의 운용을 1월 20일부터 오는 9월 말까지 일시적으로 정지한다./사진=뉴스1울시가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의 운용을 1월 20일부터 오는 9월 말까지 일시적으로 정지한다./사진=뉴스1
서울시는 오는 20일부터 연세대 정문부터 지하철 2호선 신촌역까지 약 500m 구간에 일반 차량 통행을 허용한다. 해당 구간은 2014년 1월 서울시 첫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돼 평일에는 버스, 긴급차량, 자전거 통행만 가능했다.

주말에는 버스도 연세로를 다니지 못했다. 연세로에서는 길거리 공연(버스킹), 플리마켓, 집회·시위, 서명운동 등이 열렸다.

일부 지역 주민들과 신촌 상인들은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신촌에 접근성이 떨어져 홍대, 연남동 등 주변 번화가와 비교해도 상권이 급격하게 위축된다는 것이다.


서대문구는 지난해 9월 서울시에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공식 요청했다. 대중전용지구는 관련 법상 시장이 지정, 운영한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에 반대한다. 연희동에서 8년 넘게 살았다는 주부 A씨(57)는 "집에서 답답하면 연희로에 나와 프리마켓, 스케이트보드 타는 사람들, 거리 공연을 봤다"며 "내 나이대 사람들도 연희로를 보며 '차가 다니지 않으니 사람들로 가득 찬 거리가 됐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그랬던 연희로 모습이 없어진다니 구민으로서 반대할 수밖에 없다"며 "처음 차 없는 거리를 시행할 때 신중했던 것처럼 없앨 때도 신중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서울시는 1~6월 신촌 상권 매출액, 교통량 변화를 조사하고 7~9월에는 대중교통전용지구와 주변 상권의 영향을 분석할 방침이다. 분석 결과에 따라 이후에도 차량 통행을 허용할지 결정한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시민사회는)신촌 상권 침체에 대중교통전용지구 말고도 다양한 요소가 있다고 하지만 유사 대학 상권들과 비교해도 신촌 상권이 상대적으로 더 위축돼 전용지구 해제를 서울시에 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결정을 내리기 전 설문조사를 했더니 신촌 일대 교회 교인들, 백화점 이용객들에게서 '해제 찬성' 여론이 있었다"며 "다각도로 검토한 결과이지만 앞으로 9개월간 시범 해제를 해보고 앞으로도 해제할지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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