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린디26' 1100만원 됐다"…명품 또 가격 줄인상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3.01.0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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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든파티30(왼쪽)과 린디26/에르메스 홈페이지 캡쳐가든파티30(왼쪽)과 린디26/에르메스 홈페이지 캡쳐


올해도 명품 브랜드의 가격 줄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전세계적인 경제 불안에도 주요 고객인 초고소득층의 소비는 탄탄하다고 보는 것이다. 명품 기업들은 올해는 중국이 위드코로나에 접어들면서 중국 수요도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주요 제품 가격을 5~10% 가격을 올렸다. 에르메스는 매년 1월에 가격을 인상하는데, 지난해 경쟁업체 대비 인상폭이 낮다는 이유로 올해 대폭 올리겠다고 예고해왔다. 에르메스 인기 가방인 린디26은 1023만원에서 1100만원으로 7.5%, 피코탄18은 377만원에서 407만원으로 8.2% 뛰었다. 에르메스 입문 백으로 불리는 가든파티 30은 471만원에서 501만원으로 6.4%, 여름 슬리퍼로 유행한 오란은 86만원에서 95만원으로 10.5%가 올랐다.



지난 2일에는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와 샤넬뷰티가 각각 가격을 인상했다. 롤렉스의 인기모델인 서브마리너 오이스터 41㎜ 오이스터스틸 모델은 1142만원에서 1290만원으로 13%, 데이저스트 36mm 오이스터스틸과 옐로우 골드 모델은 1421만원에서 1532만원으로 8% 끌어올렸다. 샤넬뷰티는 향수 가격을 평균 6.4%, 화장품은 평균 8% 내외로 인상했다. 5만원 미만으로 선물 및 스몰럭셔리(작은 사치)용으로 인기가 높았던 립스틱의 경우 4만 9000원에서 12.2% 오른 5만 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대표 향수인 '넘버 5 오 드 빠르펭'(100㎖) 가격은 24만2000원에서 25만5000원으로 5.4%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명품 시장의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와 이탈리아 명품 협회 알타감마는 올해 명품 시장은 적어도 3~8%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시장규모는 21.7% 급증한 3530억유로로 추정된다. 명품 브랜드가 불황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매출이 초부유층에 집중돼 2008~2009년 금융위기 때보다 유리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2009년에는 상위 2% 소비자가 매출 비중의 35%를 차지했지만 현재 40%로 매출비중이 높아졌다.



"에르메스 '린디26' 1100만원 됐다"…명품 또 가격 줄인상
중국이 최근 해외 여행을 완화한 점도 호재다. 중국 당국은 8일부터 해외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한 8일간의 격리 조치(시설격리 5일, 자가격리 3일)을 해제한다. 베인앤컴퍼니는 중국이 명품 시장이 회복된다면 올해 명품 성장률은 6~8%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 외에도 인도, 한국, 멕시코 등에서 신규 명품 소비자가 연간 1000만명씩 생겨날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의 럭셔리 상품 애널리스트 토마스 쇼베는 샤넬, 루이비통 등 럭셔리 브랜드의 유럽 가격이 올해 15%, 미국과 중국에서는 한자릿수 중반 인상될 것으로 점쳤다.

한편 루이비통, 크리스찬 디올, 셀린느, 티파니, 불가리 등 명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LVMH이 실적 발표일에 가격 인상에 대한 힌트를 줄 지 주목된다. LVMH는 오는 26일(현지시간)에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 자크 기오니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0월 컨퍼런스콜에서 "명품은 일반 경제를 따르지 않는다"며 가격 인상에도 수요가 견고할 것으로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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