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리금융그룹,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 유력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2022.12.2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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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14,350원 ▲330 +2.35%)가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다올인베스트먼트 (2,555원 ▼30 -1.16%)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 선정이 유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0억원 이상의 인수금액을 제시한 후보군 가운데 금액, 조건 및 거래종결력 등에 앞서 매각자 측이 배타적 협상권을 다음주쯤 부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을 주관하고 있는 PwC삼일회계법인 등에 따르면 이번 거래를 위한 최근 경쟁입찰에 우리금융지주와 신영증권, 미래에셋그룹 등이 참여했다. PwC삼일은 거래보안을 위해 딜 서비스 분야 최고 에이스인 한정섭 전무와 윤덕은 상무팀을 투입해 과정을 진행했다.



거래 관계자는 "일단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 거래는 매각자 측인 이병철 다올 회장과 관계그룹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스) 자산 관리부실로 유동성이 시급한 상황이라 거래를 신속히 진행하는데 (주관사 측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며 "여유를 갖고 많은 후보를 잠재 원매자로 예정하고 거래를 진행하기 보다는 가장 효율적인 시간 내에서 거래종결력이 있는 일부 후보를 선정해 매각을 진행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런 맥락 아래 진행된 입찰에서 매각자 측에서는 우리금융을 가장 적합한 인수 후보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신영과 미래는 이번 매각이 매수자 우위 시장(Buyer's market)이라는 판단 아래 인수금액 및 거래조건 등이 우리금융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에서 현판 점등식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에서 현판 점등식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우리금융은 이번 경쟁입찰 이전에도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를 검토했던 적이 있다. 당시 사적거래(Private deal) 형태로 다올 측의 제안을 받아 내부 검토를 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엔 이병철 회장과 다올 측이 3000억원 이상의 인수가를 제시해 거래가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됐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올그룹은 이후 전략을 수정해 다올인베스트먼트를 기업공개(IPO)하기로 결정하고 이 벤처투자사를 증시에 상장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보유한 PF(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 등이 급속히 부실화할 기미를 보이자 다시 매각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거래 대상은 상장사인 다올인베스트먼트 경영권 지분 52%로 지난 23일 종가 기준 이 회사 시가총액 3025억원을 기준으로 순수한 시장가치는 1573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덧붙인 가격이 2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는 셈이다.

우리금융은 과거 국내 1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보유했던 금융그룹이지만 민영화 과정에서 비은행 자회사들을 매각해 다른 국내 금융지주사보다 사업포트폴리오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나 벤처캐피탈, 보험사 등을 추가적으로 인수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우리금융은 최근 손태승 회장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임펀드 사태에 따른 책임성 제재 조치를 받아 내년 3월 이후 재선임이 불확실한 상태다. 하지만 총수 리더십과 무관하게 금융그룹으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사업 다각화 M&A에는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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