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확진자 급증' 의혹…병원 긴 줄, 양성에도 "PCR 검사 안해"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2.12.1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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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방역 완화에 나서며 사실상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이후 당국 발표와는 달리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급증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인다. 사람들은 외출보다는 집에 머물며 코로나 감염을 피하려는 분위기다.

중국 베이징의 약국 밖에 줄 서 있는 베이징 시민들/사진=블룸버그중국 베이징의 약국 밖에 줄 서 있는 베이징 시민들/사진=블룸버그


12일 블룸버그통신은 지난주 중국 정부의 고강도 방역정책이 예상보다 빨리 완화되기 시작한 이후 중국의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감염자 수 증가로 의료 시스템 부하가 커지는 상황이지만,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오히려 감소해 대중들의 신뢰를 잃는 상황이다.



혼란 상태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지역은 베이징이다. 현장에서 목격되는 상황에 따르면 11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정부 공식발표 수치 1133명의 몇 배에 달할 것으로 여겨진다. 시내 곳곳에 있는 검사소를 닫는 등 정기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폐지되면서 공식 집계되는 확진자 수가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베이징의 병원 밖에는 사람들이 검진을 위해 줄을 서고 있으며 약국에서 호흡기 약을 구하기도 힘들어졌다.



PCR 검사가 폐지되고 확진자의 자가 격리가 허용된 이후 대다수 중국인들은 외출을 꺼리며 집에서 신속항원검사 키트로 자가검진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와도 굳이 PCR 검사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면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고 있다.

병원 진료 접수 중인 베이징 시민들/사진=블룸버그병원 진료 접수 중인 베이징 시민들/사진=블룸버그
중국 관영 매체들은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을 위해, 무증상·경증 환자는 베이징 구급센터에 가능하면 전화하지 말 것을 권장하고 있다. 지난 10일 베이징일보에 따르면 베이징 120구급센터의 주임의사 천즈는 평소 5000건 수준이던 구급 요청 전화가 최근 3만건을 초과해 구급센터의 대응 능력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특히 3년 가까이 지속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갑작스럽게 전환하면서 영하를 밑도는 기온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노년층의 낮은 백신 접종률은 중국 정부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이 준비 없이 너무 빨리 이루어진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편 중국의 갑작스런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로 인해, 이코노미스트와 투자자도 정책 변화가 경제 성장에 주는 영향을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후이 샨 골드만삭스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중국 정부는 '동태적 제로 코로나'의 폐기보다는 실행 최적화를 위한 '20가지 조치'를 강조했다"며 "2~3주 만에 다수의 통제조치가 폐기됐으며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보건당국은 11일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8838명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4만347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찍은 이후 방역 완화에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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