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내년에 한 번 더 증시에 충격이 올 겁니다."
마경환 GB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증권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글로벌 주식 시장이 한 번 더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완화와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에 최근 증시가 반등했지만 기업 실적 하락이 본격화하는 내년에 하락장이 다시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통계적으로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 금리를 인하한 후에야 증시가 바닥을 찍고 추세 상승을 했다"며 "연준이 내년 4분기쯤 금리 인하를 시작한다면 증시가 본격적으로 반등하는 시점은 내년 하반기쯤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경환 대표 인터뷰 1편 기사 ☞ [부꾸미]외국인 60조 투자, 레고랜드 사태 해결에 달렸다?
▶마경환 대표 :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약세장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1년 간의 하락장을 보면 첫번째는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인한 것이였고요. 그 다음은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발생한 충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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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S&P500 지수가 4700에서 3700으로 떨어지는 동안의 차트와 미국 실질금리를 뒤집어 놓은 차트를 비교하면 거의 일치합니다. 그 동안의 하락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충격만 반영했다는 거예요.
앞으로 올 충격은 성장률 충격, 실적 충격입니다. 현재 많은 기관투자자들은 아직까지 주식 시장에 경기침체 우려가 제대로 반영이 안 돼 있다고 봅니다. 상식적으로 경기침체가 오면 기업 실적은 당연히 나빠지죠. 그러면 주가는 또 한 번 레벨다운할 여지가 있습니다.
글로벌 IB(투자은행)들은 내년 미국 기업의 EPS(주당순이익)가 전년 대비 7% 오를 것으로 보고 있어요. 그런데 과거 미국의 경기침체 사례를 보면 침체 기간 동안 미국 기업들의 실적은 전년 대비 15~20% 정도 빠집니다. 만약 내년에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진다고 하면 EPS는 올해보다 나빠지는 겁니다. 최근 JP모간 회장이 내년 지수가 15~20% 빠질 수 있다고 얘기한 것도 같은 맥락이죠.
Q. 내년에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시나요?
▶지금은 소프트랜딩(연착륙)과 하드랜딩(경착륙)의 경계에 있다고 봅니다. 마일드 리세션(약한 경기침체)까지는 와 있어요. 만약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고 5% 이상으로 올린다면 내년에는 경기침체가 온다는 가정을 하고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Q. 증시의 진짜 바닥은 언제쯤일까요?
▶금리를 보면 증시 바닥 타이밍을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역대 미국 금리 추이와 S&P500의 바닥 시점을 비교해 보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고 난 이후에야 S&P500의 저점이 나타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먼저 나와야 하고요.
장단기 금리차(장기 채권과 단기 채권의 금리 차이)가 현재 역전된 상태인데요. 장단기 금리차도 역전된 상태에서는 한 번도 증시 바닥이 나온적 없습니다. 금리 역전 현상이 해소된 이후에야 증시 바닥이 나오는데요.
장단기 금리 역전이 해소된다는 의미는 단기 금리가 내려가고 장기 금리가 올라간다는 의미입니다. 단기 금리가 내린다는 건 기준금리가 내려간다는 거고 연준이 양적긴축에서 양적완화로 선회한다는 의미입니다. 장기 금리가 오르는 건 미국의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조짐이 보인다는 거고요. 즉, 연준이 금리를 내리고 실물 경제가 개선되는 조짐을 보여야 증시도 바닥을 찍고 올라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Q. 약세장에서는 어떻게 투자하면 좋을까요?
▶우선 역대 미국 증시의 약세장과 강세장 기간을 비교해 보면요. 강세장의 기간과 수익률이 약세장의 기간과 하락폭보다 압도적으로 길고 큽니다. 1920년대 대공황 이후 거의 100년 간 주가를 보면 강세장의 지속 기간은 평균 51개월, 상승률은 평균 162%입니다. 반면 약세장 지속 기간은 평균 15개월, 하락률은 평균 41%에요.
약세장은 짧고 강세장은 길기 때문에 시간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투자의 원칙입니다. 포트폴리오 분산도 중요한데요. 하락장에서는 인컴(고정수익)과 배당이 높은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좋고요.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유틸리티 같은 경기방어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