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와 같아진 테슬라 PER…"트위터가 문제"[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2.11.2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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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코스트코와 같아진 테슬라 PER…"트위터가 문제"[오미주]


미국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 10월 중순 이후 상승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가 최근 올랐다는 사실이 별로 체감되지 않을 것이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테슬라는 오히려 지난 10월 중순 이후 폭락했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의 가치는 지난 22일 기준 91억7978만달러다. 이는 서학개미가 2번째로 많이 보유한 애플 47억4231만달러 대비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S&P500지수는 지난 10월12일 저점을 기준으로 23일(현지시간)까지 12.6% 올랐다. 나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8.3% 상승했다. 반면 테슬라는 15.7% 급락했다.

테슬라의 올들어 하락률은 48%에 달한다. 이는 S&P500지수의 하락률 14.1%의 3배가 넘는 것이다. 나스닥지수의 하락률 28.5%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는 그나마 테슬라가 22일에 1.2%, 오르고 23일에 7.8% 급등한 덕에 하락률이 줄어든 것이다. 테슬라는 지난 21일 167.87달러로 마감해 2020년 11월20일 이후 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2일엔 장 중 한 때 166.30달러까지 내려갔다.

160달러대까지 추락했던 테슬라 주가가 23일 단숨에 180달러선을 회복한 이유는 주가가 향후 실적 전망치에 비해 나쁘지 않은 수준으로 내려왔다는 분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날 테슬라 신중론자인 씨티의 애널리스트 이테이 미카엘리는 테슬라에 대해 "올들어 주가 하락은 단기적인 리스크/수익에 균형을 잡게 했다"며 투자의견을 '매도'에서' 중립'으로 상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도 141.33달러에서 176달러로 올렸다.


그는 "테슬라의 주가가 2023년 주당순이익(EPS) 기준 30배 수준이란 점을 고려할 때 우리가 동의하지 않았던 기대치가 이제 주가에서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씨티가 동의하지 않았던 시장의 기대란 테슬라의 밸류에이션이 2030년에 전기차를 2000만대 생산하고 조만간 레벨 4 수준의 완전자율주행차를 출시할 것을 시사할 정도로 높았다는 의미다.(원문: some of the prior baked-in expectations that we didn't agree with (20mln units by 2030E, imminent L4/FSD) are now out of the stock)

미카엘리는 또 "전세계 전기차 생산이 늘어나면 확실히 거시경제적/경쟁적 우려는 주가에 부담이 되겠지만 우리가 이전에도 지적했듯이 경제 경착륙 시나리오에서도 테슬라의 장기적인 경쟁 입지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잉여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을 정도로 전기차 생산이 가능한 유일한 회사다. 경기 경착륙시 외부 자본 투입이 필요한 스타트업 전기차회사는 테슬라에 비해 경영이 훨씬 더 어려워지게 된다.

이제 막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 전통 자동차회사들도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전기차 개발과 새로운 배터리 제조설비에 투입할 잉여 현금흐름이 줄게 된다.

미카엘리는 다만 "지금부터 테슬라에 낙관적이 되려면 (중국과 유럽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통해) 평균 판매가격과 매출총이익, 완전자율주행차 진전에 대한 신뢰가 쌓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테슬라 낙관론자인 모간스탠리의 애널리스트인 애덤 조나스는 이날 "테슬라 주가가 우리가 비관적 시나리오로 제시했던 150달러에 근접하고 있다"며 비관적 시나리오로 "중국에서의 전기차 가격 인하, 전기차 수요 약화, 시장의 다른 흐름들"을 지목했다.

테슬라 주가에 부담이 되는 시장의 다른 흐름들이란 테슬라의 CEO(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트위터 관련 이슈와 가상화폐 문제를 말한다. 테슬라는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다.

조나스는 테슬라의 현재 주가가 2025년 EPS 대비 26배 수준이라며 테슬라의 매출액이 2030년까지 연평균 23% 늘어날 것으로 전망할 때 나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현재 주가에서 테슬라에 "가치 투자의 기회가 부각되는 것인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그는 테슬라에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330달러를 유지했다.

다만 조나스는 테슬라 주가에 트위터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위터의 상황은 잠재적으로 테슬라를 여러 리스크에 노출시킨다"며 "(a)소비자 심리와 수요 (b)상업적 파트너십 (c)정부 관계와 지원 (d)자본시장 지원" 등을 꼽았다.

또 "우리는 트위터를 둘러싼 상황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테슬라에 대해 갖는 불안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심리적인 '서킷 브레이커'(주가 급락 방지책)가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테슬라 낙관론자인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도 이날 향후 수년간 테슬라의 성장 전망에 대해서는 "꾸준한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지만 머스크가 트위터와 관련해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는 트위터가 계속 주가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머스크가 이 문제 많은 플랫폼인 트위터를 구조조정하는데 집중하면서 매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머스크로 인한 '핵심 인물 리스크'가 테슬라에 실질적인 부담이 되고 있으며 이 문제가 완화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이브스는 테슬라 투자자들이 트위터와 관련해 3가지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첫째는 트위터의 경영난으로 인해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더 팔아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트위터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머스크의 테슬라 대량 매도는 올들어 테슬라 주가 급락의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둘째는 트위터를 둘러싼 논란이 머스크와 테슬라 브랜드를 훼손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는 머스크의 관심이 테슬라에서 멀어져 트위터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브스는 "머스크가 트위터 상황과 관련해 매일 문제를 키우면서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되며 시장에서는 실망스러운 역학관계가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브스는 테슬라의 전기차 수요가 괜찮은 상황이고 생산 능력도 개선되고 있다며 "머스크는 향후 수주일 혹은 수개월에 걸쳐 트위터라는 연속극이 테슬라의 장기 성장 스토리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투자자들에게 확인시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브스는 테슬라에 '시장수익률 상회' 의견과 목표주가 250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는 아이브스의 보고서에 대해 트위터 문제가 테슬라 낙관론자들마저 동요시킬 정도로 심각해졌다고 지적했다.

CNBC에 따르면 내년 EPS 기준으로 테슬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이날 주가 180달러대에서 37.3배이다. 이는 창고형 할인업체인 코스트코의 36.6배와 레깅스 의류업체 룰루레몬의 34.4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도체회사인 엔비디아의 49배와 비교해서는 크게 낮은 것이다. 반면 애플의 25배에 비해선 높은 수준이다.

한편.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가가 재차 300달러 밑으로 떨어진 지난 9월 하순 이후 주가 급락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테슬라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7~9월에 세달 연속 테슬라를 순매도하다 10월에 4억4251만달러 순매수로 돌아섰고 이달 들어서도 지난 18일까지 3억9853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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