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첫 적자 '공포'...소문에 출렁이는 SK하이닉스 주가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2.11.18 13:19
글자크기
10년만에 첫 적자 '공포'...소문에 출렁이는 SK하이닉스 주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바닥을 친 SK하이닉스 주가가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4분기 영업이익 적자전환이 예상되고 있으나 외국인 매수가 유입되면서 9만원대를 중심으로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18일 오전 11시27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 (174,200원 ▼1,700 -0.97%)는 전일대비 1900원(2.17%) 오른 8만9600원에 거래 중이다. 장 초반 9만1500원까지 상승했다 상승폭이 감소하는 추세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주기(cycle)가 나타나는 산업이다. 호황기에는 막대한 이익이 발생하지만 업황 하락기에는 즉시 적자로 돌아설 수 있어, 실적의 높은 변동성 때문에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반도체 업종 투자를 꺼리기도 한다.

올해 들어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IT수요가 급속도로 위축되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반도체 주식은 줄줄이 급락했다. 삼성전자가 바닥을 치고 20% 가량 반등했지만 SK하이닉스는 바닥권에서 10% 반등에 그친 상황이다.



특히 최근 시장에는 SK하이닉스가 자금조달을 위해 채권 발행을 시도했다 무산됐다는 소문이 돌며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 회자된 채권발생 시도와 무산 등 추측은 사실무근"이라며 "SK하이닉스에 대한 다양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대부분 시장에 대한 두려움에 기인한 추측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실적은 빠르게 역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1조원, 1.7조원으로 시장의 기대치를 미달했다. 수요가 급격하게 줄며 D램, 낸드 가격이 급락한 영향이었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적자 전환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9억원으로 추정치가 적자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내년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6713억원으로 적자폭이 대폭 증가하는 흐름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매출액은 8.1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26%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4925억원 적자전환을 예상한다"며 "D램과 낸드 가격이 각각 -28%, -30% 기존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하락하는 가운데 수요 부진으로 적자전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 매출액은 올해 대비 25% 감소한 33.6조원, 영업적자 2조원을 전망한다"며 "이는 2008년 이후 최대 규모 적자"라고 했다.

SK하이닉스가 마지막으로 연간 적자를 기록한 건 지난 2012년이다. 2012년 SK하이닉스의 227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해 3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한 바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4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적자는 9309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겠다"며 "내년에도 고객사들의 강도높은 재고 조정으로 -3000억원 수준의 영업적자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2분기를 기점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전환이 나타날 것으로 관측했다. 주가는 이에 앞서 D램 업황 개선의 조짐이 나타날 1분기부터 본격 반등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강도 높은 감산이 진행되고 있어 내년 1분기 이후 낸드 업황이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당분가 SK하이닉스 주가 하방을 강하게 받쳐줄 것이며, 주가는 당분간 지금과 같은 등락을 거듭하다 D램 업황 개선 신호가 나타날 내년 1분기부터 상승세를 타겠다"고 예상했다.

4분기와 내년 1분기 실적 전망은 어둡지만 외국인은 9월 말부터 순매수로 돌아섰다. 10월1일부터 11월17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를 7722억원 규모로,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에 이어 네번째로 많이 순매수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