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복덩이었다... '이적생' 한엄지, BNK에 공동 1위 안겨주다

스타뉴스 부산=양정웅 기자 2022.11.15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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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엄지. /사진=WKBL 제공한엄지. /사진=WKBL 제공


여자프로농구(WKBL) 부산 BNK가 기대 이상의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적생 한엄지(24)의 가세가 한몫했다.

BNK는 14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신한은행 SOL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와 홈경기에서 84-69로 승리했다.



창단 첫 4연승을 달린 BNK는 공동 1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지난 시즌 4할 승률과 플레이오프 모두 턱걸이로 달성한 BNK 입장에서는 놀라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021~22시즌과 이번 시즌이 다른 점은 바로 한엄지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삼천포여고를 졸업하고 2017년 프로에 입문한 그는 인천 신한은행에서 포워드로 활약했다.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농구 대표팀에도 선발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아왔다.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인해 단 3경기 출전에 그칠 정도로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린 한엄지는 시즌 후 FA 시장에 나왔다. 원소속팀과 협상이 결렬된 그는 2차 협상기간에 BNK와 계약기간 4년, 연봉 총액 1억 8000만 원에 합의하며 부산에 새 둥지를 틀었다.

14일 경기 전까지 한엄지는 4경기 31분 47초를 뛰며 평균 10.3점 5.8리바운드 0.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기록도 우수하고, 여기에 선수단에 녹아드는 속도도 빨랐다. 박정은 BNK 감독은 "1년이라는 시간을 부상으로 쉬다보니 리듬 찾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너무나도 본인 역할을 잘 찾고 융화되는 걸 보니 '복덩이구나' 생각했다"며 웃었다.

박정은 감독은 '한엄지 기살리기'에도 적극적이었다. 지난 11일 인천 신한은행전에서 한엄지가 파울을 했다는 판정이 나오자 비디오 판독을 신청한 것이다. 박 감독은 "한엄지가 억울해했다. 그땐 기를 살려주려고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역시 한엄지는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게임 초반 3점슛을 성공시키며 가뿐하게 출발한 그는 외곽을 공략하며 1쿼터에만 10점을 올렸다. 전반을 17득점으로 마친 그는 3쿼터 들어 2점만을 넣으며 잠시 쉬어갔다. 그러나 경기 후반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엄지는 이날 37분 45초를 뛰며 25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 BNK 이적 후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더블더블에 리바운드만 하나 부족할 정도의 우수한 성적이었다. 또한 3점슛 3방을 성공시키며 득점 행진을 이끌었다.

박정은 감독은 경기 후 "원래 그거보다 더 잘하는 선수로 알고 있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과정을 잘 이겨내고 해결하려는 자세가 보였다"며 "그래서 오늘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한엄지는 "팀의 창단 첫 4연승이라고 해서 같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와서 했지 않나 싶다"며 농담을 던졌다. "비시즌 땐 그런 마음이 없었는데 첫 게임부터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심했다"고 돌아본 그는 "3번째 게임부터 내려놓았다. 잘할 수 있는 부분을 하려고 한다"며 활약의 원인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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