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1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7일 이명순 수석부원장 주재로 주요 보험사 CFO(최고재무담당자)들과 긴급 간담회를 진행, 최근 급증하고 있는 보험사들의 채권 매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금융당국은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선 '큰손'인 보험사들이 채권을 사줘야 하는데 되레 팔면서 살얼음판의 채권시장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해지율 급등을 채권 매도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연 5%대 금리 예·적금 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반면 과거 저금리 시절 팔렸던 저축성보험 금리는 2~3%대다. 올해 3분기 들어 방카슈랑스 채널을 중심으로 저축성보험 해지율이 급등하고 있다는 게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의 공통된 설명이다. 특히 한 보험사는 3분기 저축성보험 해지율이 평소의 3배 가량 상승했다.
일부 보험사들은 예·적금처럼 5%가 넘는 저축성보험을 내놓으며 맞불을 놓고 있다. IBK연금보험이 5% 넘는 상품을 선보이기로 했고, 한화생명과 ABL생명도 출시를 검토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 보험사들은 망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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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은행 영업을 방어하기 위해선 같은 고금리 상품을 내놓는 전략이 정석이지만 보험사들은 1990년대 판매한 저축성보험 상품 관련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정기예금 이자가 10~20%인 시절에 예정이율 7.5% 내외의 보험상품을 많이 팔았다. 고금리가 유지되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금리가 낮아지면 이차역마진이 커질 수 있어서다. 0%대 기준금리였던 지난해에는 생보업계에서만 총 3조원에 가까운 이차역마진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간에 해소할 수 없는 문제이다보니 일부 생보사의 경우 유동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