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사고…추가 피해 막은 심폐소생술(CPR)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2022.10.30 09:44
글자크기

100명 이상 사망한 이태원 사고…추가 참사 막을 수 있던 응급처치
전문가 아닌 일반인도 가능…심장마비 환자 생존율 3배 가량 높여
가장 기본적인 흉부 압박으로 호흡회복 유도…교육 받았다면 인공호흡도 시행

= 정부세종청사 국무조정실 대피소에서 공무원들이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고 있다. 2016.5.16/뉴스1  = 정부세종청사 국무조정실 대피소에서 공무원들이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고 있다. 2016.5.16/뉴스1


핼러윈 주말을 맞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몰린 인파에 악몽같은 압사사고가 발생했다. 최소 수만명의 인파가 좁은 골목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어난 참사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벌어진 사고로 30일 오전 6시 기준 149명이 사망하고 76명이 다쳤다. 국내는 물론 해외 시선까지 몰린 참사지만, 현장에서 구급대원은 물론 일반시민들까지 나선 심폐소생술(CPR)로 추가 참사는 일부 막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급박한 사고 상황에서 CPR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CPR은 심장이 정지된 상태에서 흉부 압박이나 인공호흡, 제세동 등의 과정을 통해 인위적으로 혈액은 순환시켜 뇌 손상을 지연시키고, 심장이 정지 상태로부터 회복하는데 결정적 도움을 주는 일련의 과정을 이야기한다. 뇌의 경우 혈액 공급이 4~5분만 중단돼도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어 CPR은 결정적 응급처치 역할을 한다. 심장마비 환자가 CPR을 받은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생존율 차이는 3배 가량이다.



CPR은 전문가가 아니라고 해도 시술방법을 알고 있다면, 응급처치를 통해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 이번 이태원 사고 역시 현장에서 부족한 구급대원들을 대신한 일반인들의 적극적 CPR이 추가 사망자를 막는데 일조했다.

CPR의 첫 순서는 심정지가 의심되는 환자를 반듯이 눕힌 후 양쪽 어깨를 잡고 가볍게 흔들면서 큰 소리러 불러 반응을 확인한다. 의식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 즉시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불특정 다수가 아닌 특정인원을 지칭해 119 신고 등을 요청하고, 흉부 압박을 시작한다.



흉부 압박은 환자를 단단한 면에 눕히는 것이 먼저다. 이후 환자 양측 젖꼭지를 연결하는 가상의 선 중앙을 손목 끝부분을 이용해 가슴이 5~6CM 눌릴 정도로 압박한다. 환자의 몸과 수직이 되도록 1분당 100~120회 이상의 속도로 시행한다. 이 때 팔꿈치가 굽혀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약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지 않은 경우에는 흉부 압박까지만 시행한다.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면 30회 흉부 압박 후 2회의 인공호흡을 한 주기로 총 5회 주기로 시행한다. 대략 2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후 환자의 상태를 다시 평가, 여전히 반응이 없다면 다시 흉부 압박을 시행한다. 중간중간 환자의 호흡과 의식회복을 확인하고, 호흡을 회복했다면 환자 몸을 옆으로 돌려 기도가 막히는 것을 예방한다.

성인의 경우 자동심장충격기(자동 제세동기) 확보가 가능하다면, 빠른 제세동이 필요하다. 사용방법은 전원을 켠 뒤 패드를 부착하고, 환자를 접촉하지 않는 상태에서 리듬 분석을 기다린다. 이후 지시에 따라 쇼크 버튼을 누른다.


즉각적인 흉부 압박이 수행될 경우, 뇌와 심장으로의 혈류가 유지돼 제세동 가능성이 높아지고, 생존할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구급대원이 제세동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만약 자발순환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에는 응급실로 이송되어 심폐소생술이 지속될 수도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