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변이들이 독감과 힘 합친다…결국 기댈 데는 다시 '마스크'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2.10.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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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울=뉴스1)


일간 신규 확진이 매일 전주보다 만명씩 늘어난 가운데 겨울 재유행 시점이 11월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새로운 전망이 고개를 든다. 하지만, 이번 재유행의 폭발력이 어느정도일지는 여전히 예측 불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서만 8종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세력다툼을 벌인다. 이들 중 패권을 잡은 변이가 나타나면 확산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게다가 독감과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다른 바이러스들과 코로나19가 함께 유행하는 '멀티데믹'이 본격화하면 중증화, 치명률 또한 뛸 우려가 있다는 전마도 나온다.

2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일 0시 기준 신규확진자 수가 3만5924명을 기록했다. 재원중 위중증 환자는 252명으로 전일대비 10명 늘었다. 사망자는 31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2만9100명(치명률 0.11%)이다.



전일 신규확진자 수는 전주보다 1만1173명 늘었다. 전주대비 1만명 이상 증가세가 이어진다. 신규확진자 수는 수리과학자 등 예측 전문가 예상치도 넘어섰다. 당초 전문가들이 이번 주 1~2만 명 수준의 유행 규모를 예측했다. 이에 따라 겨울철 재유행 시점도 예상보다 앞당겨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KMI)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10월 하순 하루 확진자 2만명대로 6차 유행 저점을 찍은 이후 확진자가 계속 증가해 7차 유행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현재 유행의 저점이 높은 상태여서 앞서 예측했던 12월~2월이 아니라 올해 11월부터 7차 유행이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예년보다 추위가 빨리 찾아온 가운데 확진자 수도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양상이다. 겨울철 추워질수록 실내 활동이 늘어나며 확진자가 늘어나고, 재유행이 시작됐던게 지난 3년여간 코로나19 국면을 겪으며 반복된 패턴이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의료계 전망이다.

여기까지는 예측 범위 안에 있는 겨울철 재유행 양상이다. 문제는 이전과 달리 수많은 변이 바이러스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라는 점이다.

국내에 유입된 변이 바이러스는 현재 우세종인 'BA.5'를 비롯, 'BF.7', 'BQ.1', 'BQ.1.1', 'BA.4.6', 'BA.2.75', 'BA.2.75.2', 'BA.2.3.20' 등 8개다. 모두 오미크론 변이들의 후손들이다.


우세종이 BA.5지만 세력이 약해지고 있다. 한달 전만 해도 90%를 훌쩍 넘긴 검출률은 이제 87.6%다. 대신 나머지 변이들이 검출률이 올라간다. BF.7이 2.7%, BA.2.75가 2.6%, BQ.1.1가 1.2%, BA.2.3.20%가 1.1%다. 나머지 변이들의 검출률은 0.5% 안팎이다. 아직 BA.5를 제외한 나머지 변이들 중 세력이 두드러진 바이러스는 없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 변이들이 BA.5보다 면역회피력과 전파력을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 'BF.7'의 국내 검출 속도는 현재 코로나19 우세종인 'BA.5' 보다도 18% 빠르다. 해외에서는 'BA.2.75.2'의 면역 회피력이 지금까지 나온 오미크론 변이 중 가장 강력하다는 보고도 나온다. 여기에 더해 재조합 변이 바이러스 XBB도 국내 검출이 확인됐다. 지난 7일 국내 유입된 XBB는 3건이 추가로 검출돼 총 18건의 국내 유입이 확인됐다.

이들 변이 중 어느 하나가 우세종이 되면 재유행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1월 초~중순이 되면 한 변이종이 급격히 치고 올라올 것"이라며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재유행이 시작되리라 예측한다"고 말했다.

새 변이가 코로나19와 동시 유행중인 다른 바이러스와 동시 감염을 일으키는 상황도 변수다. 올해 겨울철 유행은 예년과 달리 독감과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 RSV 등이 코로나19와 함께 유행하는 '멀티데믹'(여러 감염병의 동시 유행)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와 RSV는 마땅한 치료제나 백신이 없다. 성인은 일정 수준 면역이 있지만 소아와 청소년은 그렇지 않다. 독감도 위험하다. 올해 독감 유행을 주도할 우세종은 독감 중에서도 독성이 강하다는 'A형 H3N2'이다.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 감염되면 중증도가 크게 올라갈 수 있다. 관련 연구결과도 있다. 2020년 영국 공중보건국 조사에 따르면 동시 감염자들의 사망률은 미감염자의 6배, 코로나19만 감염된 환자의 2.3배로 나타났다.

당국과 의료 전문가들은 실내환기 등 방역수칙을 보다 꼼꼼히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내년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지만, 당장은 실내마스크 착용에도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유지가 긍정적 방역 효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마리안젤라 시마오 WHO 사무차장보는 "대부분의 국가와 달리 한국은 아직까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하고 있는데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며 "실내 마스크는 안전한 방역 수칙이며 특히 겨울엔 환기가 잘 안 되는 문제가 있어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훨씬 안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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