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 팰리스’ 내 상가에 입주된 아파트 분양 사무실./사진제공=뉴스1
잇단 금리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단박에 5~6%대로 치솟고, 주변 시세도 고꾸라지자 신축 아파트 분양 시장에 한파가 몰아쳤다. 주변 시세보다 비싸거나 입지가 밀린다고 생각하면 수요자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상황이다. 대형 건설사 브랜드 단지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용산구 미분양 물량은 중림종합건설이 원효로2가에 짓는 주상복합 단지에서 모두 나왔다. 전용 26~29㎡ 41가구 소형 단지인데 1채도 팔리지 않았다. 구로구에선 가리봉동에 공급한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 단지에서 전용 37~67㎡ 69가구가 미분양으로 나왔다. 비슷한 시기 구로구 오류동에 공급한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 단지도 100가구 이상 미분양돼 다음달 시내 미분양 주택 규모는 더 늘어난 전망이다.
지난 24일 DL건설이 파주시 탄현면에 공급한 'e편한세상 헤이리'는 1057가구를 분양했지만 외부 지역 2순위 청약자를 포함해 158명만 신청했다. 당첨자가 모두 계약해도 878가구가 미분양 물량으로 남게 된다.
이달 초 인천 중구 운남동에 공급한 '인천 영종하늘도시 A56블록 호반써밋 스카이센트럴Ⅱ'은 564가구 모집에 138명이, '영종국제도시 A26BL 제일풍경채 디오션'은 634가구 모집에 355명이 청약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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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이 경북 경산시 압량읍에 분양한 '경산 2차 아이파크'는 732가구 모집에 196명이 신청해 500가구 이상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충북 옥천군 옥천읍에 공급하는 'e편한세상 옥천 퍼스트원' 단지도 545가구 모집에 신청자는 138명에 그쳤다.
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과거엔 비규제지역의 경우 외부 투자자들이 분양권 전매를 고려해 청약을 넣는 경우도 있었지만, 최근 서울과 수도권 분양 단지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선 이 같은 규제 완화책도 거의 효과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규제 지역은 청약 통장이 필요 없는 무순위청약을 진행해도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해당 시군구 거주자로 청약 조건이 제한되고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을 포기하면 지역별로 7~10년 재당첨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과거 저금리 시기엔 집값이 오르면서 신축 아파트 당첨이 수 억원대 시세 차익을 보장하는 흥행 보증수표였다. 지역 내에서 입지가 우수한 브랜드 단지 경쟁률은 수 백대 1이 넘었다. 하지만 최근엔 이런 분위기가 무색하다. 가파르게 뛴 시세를 반영해 분양가가 치솟은 상태에서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과 집값 하락 시점이 맞물리자 청약 당첨에 따른 기대 이익이 사실상 사라진 탓이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사진제공=뉴스1
이 때문에 업계에선 연내 서울에서 분양하는 후속 단지 청약 실적에 관심이 높아졌다. 다음 달 분양하는 중랑구 중화1구역 재개발 단지 '리버센SK뷰롯데캐슬'은 1055가구 대단지로 501가구를 일반분양한다. 3.3㎡당 분양가는 2835만원으로 책정돼 전용 59㎡가 7억원대, 전용 84㎡가 9억원대에 공급된다. 비슷한 시기 분양하는 성북구 장위동 장위4구역 재개발 단지 '장위자이레디언트'는 2840가구 대단지로 1300여 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분양가는 3.3㎡당 2834만원으로 책정됐다.
서울 신축 단지 이점에도 예전보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장위4구역은 주변 시세를 고려할 때 완판은 어렵지 않고 50~60점대 청약 가점자가 상당수 있을 것 같다"며 "하지만 중화1구역은 주변 시세에 비해 다소 높게 책정됐기 때문에 당첨자 청약 커트라인이 40점대 이하로 내려갈 수 있고 일부 모델은 초기 완판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