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다음은 '27년 복심' 정진상…대선자금 수사, 이재명 턱밑까지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2.10.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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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불법 대선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의 시선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최측근으로 꼽는 정진상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54)으로 향한다. 혐의는 대장동 뒷돈 수수와 성남FC 후원금 의혹이다.

특히 대장돈 뒷돈 수수 의혹은 이 대표의 또다른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56)이 8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이미 구속된 불법 대선자금 의혹과도 연관될 수 있는 부분이다. 검찰은 최근 정 실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정 실장이 검찰 공식 문서에 등장하는 것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공소장에서다.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가 지난 9월30일 두산건설 전 대표 A씨를 뇌물공여 혐의로, 성남시 전 전략추진팀장 B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제3자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B씨가 이 대표, 정 실장과 공모했다'는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성남FC 구단주) 시절 두산건설, 네이버, 분당차병원 등 기업 6곳의 인·허가 등 민원을 해결해준 대가로 성남FC에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170억원을 내게 했다는 게 골자다. 두산건설의 분당 정자동 병원 부지가 이 당시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됐다.



정 실장은 대장동 의혹으로 구속됐다가 최근 석방돼 재판을 받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위례 신도시 개발 추가 비리 의혹 공소장에도 등장한다. 공소장에 따르면 2013년 8월 대장동 민간개발업자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가 유 전 본부장에게 "편하게 마시면 결제하겠다"며 유흥주점을 소개했다.

남 변호사는 이맘때 정 실장과 김용 부원장 등을 접대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 전 본부장도 석방된 뒤 언론 인터뷰에서 "정 실장과 유흥주점에서 술을 100번 먹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남 변호사와 유흥주점 여종업원 사이에 오간 문자메시지와 통화내역, 진술 등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정 실장이 대장동 민간개발업자로부터 받은 돈이 5000만원 이상이라고 본다.


김용 다음은 '27년 복심' 정진상…대선자금 수사, 이재명 턱밑까지
정 실장은 유 전 본부장이 지난해 9월 구속되기 전 자택 압수수색 당시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한 사람으로도 지목됐다. 유 전 본부장이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정 실장에게는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적용될 수 있다.

정 실장은 최근 의견문을 통해 "유 전 본부장이 저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구 그 자체"라며 "이미 검찰, 경찰의 소환에 응하여 수차례 조사를 받았고 추가 조사할 것이 있어서 소환하면 언제든 당당하게 응해 성실하게 조사받겠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이 대표도 인정하는 '복심'이다. 두 사람은 1995년 성남시민모임 시절부터 함께한 27년 인연으로 알려진다. 정 실장은 이 대표의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부터 성남시장·경기지사·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비서실에 이르기까지 이 대표를 늘 옆에서 보좌했다.

이 대표가 2010년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는 선거대책본부 참모를 맡았다. 이 대표가 시장 당선된 뒤 인수위원회에 참여했고 이후 성남시 정책비서관을 지냈다. 2018년 이 후보가 경기지사에 당선된 뒤에는 비서실 정책실장을 맡았다. 이 대표의 경선 캠프인 열린캠프에서는 비서실 부실장을 지냈다.

이 대표 역시 지난해 한 기자 간담회에서 유 전 본부장은 '측근'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비서실 등 지근거리에서 보좌를 하든지 정진상, 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냐"고 말한 적이 있다. 김용 부원장 구속 이후 정 실장로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검찰의 칼 끝이 이 대표의 턱 밑까지 왔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정 실장이 당 대표실에서 근무하는 상황에서 검찰이 제1 야당 당 대표실을 압수수색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당 대표실은 중앙당사가 아니라 국회 본청에 있다. 국회 사무처 사무실 압수수색은 과거 사례가 있지만 제1 야당 당 대표실 압수수색은 한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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