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3조 빠져나가"..IPO 침체로 공모주펀드 수익률 '뚝'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2.10.20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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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3조 빠져나가"..IPO 침체로 공모주펀드 수익률 '뚝'


증시 침체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자 공모주 펀드에서 1년사이 3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펀드 10개중 8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당초 계획된 IPO 대어들이 상장 일정을 연기하고 새내기 상장기업의 주가도 부진해 공모주 펀드의 수익률 반전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1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국내 공모주 펀드에서 최근 1년간 3조655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국내 테마형 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3개월 동안 7687억원이, 6개월 동안에만 1조8561억원이 빠져나갔다.



개별 펀드별로 살펴보면 '다올KTB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에서 연초이후 가장 많은 2213억원이 빠져나갔다. GB100년공모주(1314억원), 흥국멀티플레이30공모주(1297억원), 유진챔피언공모주(1121억원), 다올KTB공모주10(1097억원) 등도 자금 유출이 컸다.

공모주 펀드의 수익률 역시 부진했다. 공모주 펀드 38개 중 82.9%가 연초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올KTB코스닥벤처공모주포커스(-36.62%) 펀드가 연초 이후 가장 많이 하락했다. 이어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35.66%), 플러스코리아대표성장(-27.69%), 현대인베스트벤처기업&IPO(-27.55%) 순이다.



공모주 펀드는 통상 대부분 채권에 투자해 고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고 공모주를 일부 편입해 초과수익을 목표로 한다. 일반 공모주 펀드, 하이일드 펀드, 코스닥 벤처펀드로 나뉜다. 일반 공모주 펀드는 수요예측 참여로 배정 받은 공모주를 10~30% 수준으로 담고 나머지는 국채나 우량 회사채 등에 투자한다.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은 없다.

하지만 하이일드 펀드와 코스닥벤처 펀드는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과 연관을 맺고 있어 우선배정 혜택이 있다. 하이일드 펀드는 신용등급 BBB+ 이하 채권 또는 코넥스 상장주식을 45% 이상 보유하고 국내채권까지 포함한 평균보유 비율이 60% 이상을 담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그 대신 공모주 5% 우선배정 혜택이 주어진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신탁재산의 50% 이상을 벤처기업 또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 코스닥 상장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으나 코스닥 공모주에 대해 30% 우선 배정 혜택을 받는다.


공모주 펀드들이 대부분 공모주 편입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지만 최근 편입할 공모주가 부족하다는 게 문제다. 올해 주식시장이 부진하면서 공모시장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공모시장은 연초 LG에너지솔루션 (375,000원 ▲2,500 +0.67%) 이후 이렇다 할 대어가 없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24곳의 기업이 증시에 입성하지 못하고 IPO 작업을 중도 포기했다. 이 중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음에도 수요예측 기간 증시 급락에 적정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모를 철회한 곳은 7곳이나 된다.

상반기에만 현대엔지니어링·SK쉴더스·원스토어·태림페이퍼 등이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한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받아 상장 추진이 물거품이 됐다. 하반기 대어 중 하나로 평가받던 골프용품 유통업체 골프존커머스는 기관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자 상장 2주를 남기고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카카오 손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도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과 '쪼개기 상장' 논란으로 기관 투자자 수요 예측 전에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공모주 투자 성과가 부진해지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일부 대어급 공모주들이 상장 철회 및 연기를 하면서 투자열기가 식고 있다"며 "올 연초부터 공모주펀드에서 지속적으로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공모주 펀드의 경우 운용전략에 따른 성과 차이가 크기 때문에 투자하기 전에 어떤 운용전략으로 운용되는 공모주 펀드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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