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환갑 '빅 유닛' 대학 때 꿈 이뤘다, NFL 공식 사진작가 변신

스타뉴스 신화섭 기자 2022.10.1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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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디 존슨이 지난 2019년 애리조나의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샌프란시스코의 경기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랜디 존슨이 지난 2019년 애리조나의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샌프란시스코의 경기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빅 유닛' 랜디 존슨(59)은 메이저리그에서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한다. 지난 2001년 애리조나 시절 김병현(43)과 함께 월드시리즈를 제패해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미국 매체 애리조나스 패밀리(Arizona's Family)는 14일(한국시간) '존슨이 2010년 은퇴를 선언한 뒤 포토그래퍼(사진작가)로 제2의 삶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NFL(미국프로풋볼) 공식 포토그래퍼로 필드를 누비고 있다'고 그의 근황을 소개했다.



어느덧 환갑의 나이가 된 존슨이 포토그래퍼로 변신한 건 단순한 호기심이나 우연이 아니다. 그는 대학(USC)에서 사진 저널리즘(Photojournalism)을 전공했다. 존슨은 과거 은퇴식 인터뷰에서 "지난 20년간 야구가 내 직업이 됐다. 하지만 사진을 향한 내 사랑과 열정은 결코 나를 떠나지 않았다"며 "이제 은퇴를 하게 돼 사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존슨은 이후 사진기를 들고 야구, 축구 등 스포츠 경기장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을 여행하며 풍경과 인물 등 다양한 소재들을 향해 셔터를 눌렀다. 콘서트장도 꾸준하게 방문하며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수확한 다수의 작품들은 그가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됐다. 비정기적이긴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개인전을 열어 팬들과 만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커다란 업적을 남긴 그가 제2의 삶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셈이다.



2001년 애리조나 시절의 랜디 존슨.  /AFPBBNews=뉴스12001년 애리조나 시절의 랜디 존슨. /AFPBBNews=뉴스1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 출신인 존슨은 대학 시절인 1985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워싱턴의 전신인 몬트리올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그리고 단 3년 만인 198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1989년 시애틀로 이적한 그는 1990년 14승 11패 평균자책점 3.65의 성적을 거두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 후 매년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팀의 에이스로 성장한 그는 키 2m8㎝의 리그 최고 좌완 파이어볼러로 군림했다.

올스타에 10회 선정된 것은 물론 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을 무려 5번이나 수상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4회 차지하고 탈삼진 타이틀은 무려 9번이나 그의 몫이었다.


2001년에는 김병현과 함께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를 격파하고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도 거머쥐었다. 1990년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존슨은 2004년 5월 애틀랜타를 상대로 퍼펙트게임도 달성했다. 41세에 만들어낸 메이저리그 역대 17번째 퍼펙트게임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무려 22년을 뛴 존슨은 통산 303승 166패 4875탈삼진, 평균자책점 3.29의 기록을 남기고 유니폼을 벗었다. 그는 명예의 전당 입회 후보자격이 생긴 첫 해(2015년) 투표에서 단번에 97.3%의 찬성표를 얻었다.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21세기 최고의 좌완 파이어볼러로 인정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결과였다.

ESPN 등 미국 현지 언론은 포토그래퍼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존슨의 열정을 높게 평가하며 그쪽 분야에서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도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랜디 존슨이 NFL 사진작가가 됐다는 내용의 미국 매체 보도.  /사진=애리조나스 패밀리 홈페이지 캡처랜디 존슨이 NFL 사진작가가 됐다는 내용의 미국 매체 보도. /사진=애리조나스 패밀리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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