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때문에 투잡" "이혼위기"…빚투 직원마저 한숨뿐인 '네카오'

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2022.10.1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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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벼랑끝 네카오, 신뢰회복이 답이다 ②] 떨어진 주가만큼 직원들 불만 쌓여가는 네카오

편집자주 한국IT를 상징하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기업가치가 추락세다. 비단 외형만이 아닌, 성장성 둔화라는 내재적 고민이 깊다. 시장과 국민들이 양사에 보내던 신뢰에도 생채기가 났다. 양사의 추락은 한국 IT산업 전체에 부정적인 여파를 미친다. 최근 두 회사의 위기 원인을 짚고 다시금 IT 대표주자로서 리더십 회복을 위한 제언을 모색한다.

"대출 때문에 투잡" "이혼위기"…빚투 직원마저 한숨뿐인 '네카오'


네이버(NAVER (184,400원 ▼300 -0.16%))와 카카오 (48,600원 ▲100 +0.21%)의 기업가치가 연일 하락하면서 회사 내부 분위기도 침체되고 있다. 주가 급락과 도덕성 논란 등으로 회사 이미지가 악화한 데다 주가 급락에 따라 성과 보상도 축소가 불가피하다. 한국 IT(정보기술)산업을 이끌어가던 네이버·카카오 직원들의 자부심에도 금이 갔다.

침체된 네이버 사내 분위기…희망의 불씨는 남겨뒀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모습. /사진=뉴스1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모습. /사진=뉴스1
네이버 내부 분위기가 침체된 가장 큰 영향은 '주가'다. 회사의 성장성을 믿고 빚을 내 네이버 주식에 투자한 직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직원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주식이 주제로 나오면 한숨을 쉬거나 고개를 숙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많은 직원들은 최근의 주가 폭락이 기업가치 하락 탓이라기보다는 시장의 영향이 크기에, 언젠가 반등할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최근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포쉬마크 인수나 실적 하락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고 보는 시각이 대다수다. 네이버 계열사 직원 A씨는 "주가 부정 리포트도 대부분 광고 매출을 우려하는 쪽이 많은데, 애초에 네이버는 2~3년 전부터 광고 부문이 '지는 해'라고 생각하고 있어 사업상 압박도 별로 없었다"며 "오히려 쇼핑으로 재미를 보면서 글로벌 커머스를 강화하는 추세인데, 스페인의 왈라팝이나 미국의 포쉬마크 인수 모두 같은 방향"이라고 바라봤다.

스톡옵션으로 손해를 본다는 여론도 거의 없다. 네이버는 스톡옵션 대신 '스톡그랜트' 제도를 도입해 자사주를 상여금 형태로 무상 지급하고 있다. 스톡그랜트는 스톡옵션과 달리 행사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즉시 팔 수 있다. 주가가 크게 빠지기 전에 처분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네이버 직원 B씨는 "주식을 가진 직원 중 상여로 받은 경우가 많다"며 "가격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크게 타격은 없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체 관리할 리더십 보여달라" 내부 비판 마주한 카카오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카카오 아지트. /사진=배한님 기자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카카오 아지트. /사진=배한님 기자
반면 카카오 공동체에서는 카카오페이 (35,300원 ▲200 +0.57%)·카카오뱅크 (25,100원 0.00%) 임원의 '먹튀' 사태 이후 신뢰 회복을 요구하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우리사주를 매입한 직원 1인당 평균 손실은 카카오페이가 1억6000만원, 카카오뱅크가 2억3000만원에 달한다. 카카오 직원 C씨는 "우리사주 대출을 갚기 위해 투잡을 뛴다거나, 빚 문제로 이혼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경영진이 '광고 확대' 외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각 계열사의 중복 사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CAC(카카오공동체 얼라인먼트 센터)가 키를 쥐고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 계열사 직원 D씨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픽코마,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카카오브레인 등은 사업 영역이 일부 중첩돼 효율이 떨어진다"며 "정작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페이먼트 시스템과 플랫폼을 합쳐 영업하는 '토스'만한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당분간 주가가 반등하기 힘들 것이란 인식도 팽배하다. 계열사마다 상장을 따로 하면서 기업가치가 나뉘는데, 이를 극복할만한 카카오 주식만의 매력이 쉽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카카오 계열사 직원 E씨는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엔터프라이즈, 커머스 등이 상장하게 될 경우 본체 카카오의 비즈니스는 모회사로서의 연결매출 영역을 제외하면 광고 사업 위주로만 남게 된다"며 "사업 분산에 따른 주가 침식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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