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2년차' LX家 장남, 잇단 지분 매입…높아지는 존재감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2.10.0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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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2년차' LX家 장남, 잇단 지분 매입…높아지는 존재감


1987년생 LX그룹 2세 경영인이 점차 존재감을 높이는 중이다. 지난해 말 지분을 대거 증여받은 데다 지난달에는 처음으로 직접 장내 지분 매수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재계에서는 LX가 조용히 승계작업을 진행중이란 평가도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다르면 구 전무는 지난달 16일, 30일 두 차례 LX홀딩스 보통주를 각각 5만1543주, 9만2196주씩 총 11억8000여만원 어치 장내매수한 것으로 공시했다. 9월 한 달 간 구 전무의 지분율은 11.53%(896만563주)에서 11.71%(910만4302주)로 소폭 증가했다.



소량의 지분 매입이라곤 하나 구 전무가 직접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은 지난달이 처음인 만큼 업계 이목을 끌었다.

구 전무는 구본준 LX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의 장남이다. 현재 경영기획부문장으로서 산하의 경영전략, 기획관리 업무를 이끌며 신사업 발굴, M&A(인수합병) 등 업무를 관할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구 전무는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2014년 LG전자에 대리급으로 입사, 신사업개발 담당 등 업무를 거쳤다. 지난해 5월에 공식 출범한 LX홀딩스에는 상무로 합류, 올해 3월 전무 승진했다.

30대 중반으로 나이가 아직 어린 편이지만 업계에서는 LX그룹이 승계작업을 이미 차근차근 밟아 나가고 있단 관측이 나온다. 1951년생인 부친 구 회장이 일흔을 넘긴데다 지난해 연말 상당수 지분을 이미 자녀들에게 증여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구 회장은 LX홀딩스 주식 1500만주를 증여했는데 구 전무가 850만주를, 구 회장의 딸 구연제씨가 650만주를 받았다. 단 구 회장은 여전히 LX홀딩스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중으로 그의 지분율은 약 20%다.


LX그룹은 올 한 해 공격적으로 M&A 계획을 알리며 사세 확장에 나섰다. LX인터내셔널은 한국유리공업 인수를 결정했고 LX세미콘은 차량용 전력 반도체 기업 텔레칩스 지분 인수를 결정한데 이어 시스템반도체 기업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구 전무는 향후 LX 그룹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안착시키는 과정에서 경영 능력을 입증해 나가야 한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상당수 주식을 증여 받은 만큼 증여세 재원 마련도 구 전무 개인적 숙제다. 현재 구 전무는 LX홀딩스 주식 약 9%를 강남세무서에 담보 제공했다. 구 전무가 보유한 지분 (주)LG 주식 0.6%의 활용이나 LX홀딩스의 배당실시 등의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 지분 매입 배경에 대해 구 전무가 대주주 일가로서 책임경영 차원으로 주식을 매수했단 해석도 있다. 최근 시황이 악화되면서 LX홀딩스 주가도 하락했다. LX홀딩스 주가는 지난 4일 기준 연초 대비 17.3% 내렸다.

한편 구 전무의 최근 지분 매입에 대해 회사 측은 "개인의 지분 매입 건인만큼 구체적인 사유나 배경은 확인이 어렵다"고 조심스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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