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먹이고 원산폭격…아들 입양 한달, 부부의 가혹행위가 시작됐다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2.10.0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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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10대 입양아의 몸을 달궈진 집게로 지지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강제로 섭취하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은 부부가 최고 징역 2년에 처해졌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특수상해, 상해, 강요,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50·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했다.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B씨(52)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40시간 수강도 명했다.

A씨와 B씨 공통으로 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도 명했다.



A씨는 2021년 3월~4월 남편 B씨로부터 청소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자, 화가 나 입양아인 C군(당시 14세)의 왼쪽 팔을 불에 달궈진 집게로 집어 화상을 입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8년 여름부터 인천시 미추홀구 한 아파트 주거지에서 하교 후 C군이 오후 5시를 넘겨 귀가했다는 이유로 막대기로 엉덩이와 허벅지를 여러 차례 때리고 흉기를 들이대며 위협하기도 했다.

2021년 3~4월에는 C군이 상한 국을 버렸다는 이유로 "네가 국물 관리를 못 해서 국이 상했으니 먹어라"라고 말하며 싱크대 거름망에 있던 음식물 쓰레기를 먹게 한 뒤 C군이 뱉어내자 여러 차례 때리기도 했다.


A씨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여러 차례 C군을 때리고, 맞은 이야기를 교회 목사에게 했다는 이유 등을 들며 옷을 벗게 하고 멀티탭으로 폭행하기도 했다.

B씨는 2020년 밤 11시쯤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 주거지에서 주먹으로 C군의 온몸을 때리고, 이듬해 8월5일 밤 10시쯤 성경을 외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등산지팡이로 엉덩이를 20차례에 걸쳐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같은 해 8월7일 C군이 노트북을 했다는 이유로 '원산폭격'을 하도록 하고 한 번 넘어지면 100대를 때리겠다고 위협, 15차례 넘어지자 1만5000대를 때리겠다고 위협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원산폭격은 양팔을 뒷짐 지고 엎드려 발과 머리만 바닥에 닿게하는 가혹행위다.

A씨와 B씨는 1994년 12월 결혼한 뒤 2008년 6월 C군을 입양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가혹행위를 시작해 2021년까지 상습적으로 범행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입양한 피해 아동에 대한 학대의 정도가 가볍지 않고 피고인 B의 경우 학대의 정도가 심하다"며 "다만 피고인들에게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피고인 B는 2013년부터 심한 우울감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전력, 피고인들에게 양육해야 할 2명의 다른 자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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