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tvN
tvN 금토드라마 ‘작은 아씨들’(극본 정서경, 연출 김희원) 9회에서 위기에 처한 오인주(김고은)를 구출하기 위해 등장한 최도일(위하준)의 한마디에 많은 이들이 환호했다. 알고 있다. 이 드라마는 가난해도 우애 있게 자란 세 자매가 700억 원을 둘러싸고 유력한 가문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는 것을. 또한 최도일은 오인주의 절친한 동료 진화영(추자현)이 목숨과 맞바꿔 빼돌린 원령가의 비자금 700억 원을 안전하게 손에 넣기 위해 공조를 약속한 돈세탁 전문가일 뿐이란 것을 말이다.
하지만 이전 장면까지만 해도 최도일은 모든 변수까지 계산해 계획을 세우고 행동하던 철두철미한 인물이었다. 그랬던 그가 자신의 목숨마저 위협받을 상황을 알고 있음에도, 단지 오인주를 구하기 위해, ‘최선의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서, 계획 없이 그냥’ 움직였다니. 위의 한 마디는 700억 원을 손에 넣기 위한 지금까지의 공조가, 원령가를 속이기 위한 말뿐이었던 썸을, 의심 또 의심할 수밖에 없었던 최도일의 모든 행동들을 로맨스로 둔갑시켰다. 그리고 긴박한 상황에 놓인 인물들, 마스크와 고글로 가린 얼굴, (당연하게도 그 어떤 스킨십 없이) 대사 한 마디로 시청자를 설득시킨 건 배우 위하준의 연기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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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영화 ‘차이나타운’으로 데뷔한 위하준은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2018), ‘최고의 이혼’(2018), ‘로맨스는 별책부록’(2019), ‘18어게인’(2020), ‘오징어 게임’(2021), ‘배드 앤 크레이지’(2022), 영화 ‘곤지암’(2018), ‘걸캅스’(2019), ‘미드나이트’(2021)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 경험을 쌓았다. 어떤 장르의 작품에서 어떤 캐릭터로 마주해도 자연스러울 정도의 연기력에 노력과 단단한 경험까지 더해 만난 ‘작은 아씨들’ 속 최도일로 대중들에게 깊게 각인된 배우 위하준. 만나는 상대에 따라,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얼굴,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통해 만난 부드러운 면모, 드라마 ‘오징어 게임’ ‘배드 앤 크레이지’에서 보여준 강렬한 액션 연기 등 다양한 면면을 지닌 최도일인 만큼, 그의 작품들을 본 이들이 마땅히 위하준의 인생 캐릭터로 ‘작은 아씨들’ 최도일을 꼽을 만하다. 이미 ‘작은 아씨들’ 이후 공개를 기다리고 있는 차기작도 여러 편. 이번 경험이 더해진 다음 작품에선 또 얼마나 매력적인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을지 설렘이 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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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아무도 믿지 말아요. 이 총과 현금 말고는”
8화에서 오인주는 현금 인출을 앞두고 최도일을 향한 불안한 마음을 드러낸다. 이에 최도일은 사용이 간편한 총을 쥐여주면서 제 등에 총을 겨누고 있는 한은 안전할 것이라며 안심시키고, 위처럼 말하며 믿음을 준다. 어느덧 12개의 이야기 가운데 10회까지 방송된 지금, 오인주에게 평안을 줬던 총은 싱가포르에서 빼앗겼고, 계좌에 잠들었던 700억 원마저 눈앞에서 증발했다. 페이퍼컴퍼니 계좌를 준비할 때부터 오인주와 함께했던 최도일이었기에 의심은 당연하게도 다시 최도일로 향한다. 그럼에도 최도일만은 끝까지 오인주의 손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또 믿고 싶다. 의심의 순간마다 오인주의 편에 섰던 공조 파트너이므로, 로맨스라는 확실한 행동도 대사도 어느 것 하나 없었지만 오인주와 시청자는 알고 있으므로, 이것이 제작발표회 당시 그가 말했던 ‘미스터리 섹시’의 마침표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