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경기침체 우려와 반도체 겨울론이 고개를 들면서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초 7만원 후반대였던 주가가 5만원대로 주저앉았다. '4만전자' 쇼크 가능성까지 나왔다. 반면 시장 안팎에선 삼성전자 주가가 현재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조심스러운 의견도 나온다.
삼성전자 주가는 그간 반도체 업황 둔화와 경기침체 우려 속 하락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7월말 6만1000원 선이었던 주가는 8월말 5만8000원, 9월말 5만3000원 선까지 내려왔다. 지난달 30일엔 5만1800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3분기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칠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11조9226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들이 눈높이를 낮추면서 컨센서스가 한달 전보다 약 1조6000억원 줄어들었다.
하지만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주가 상승의 재료가 됐다. D램 업계 3위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약 50%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본의 키옥시아도 이달부터 낸드플래시 생산 물량을 30% 축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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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업들은 수요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설비투자 규모를 축소하거나 생산 가동률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서 전방산업의 반도체 재고 수준도 함께 떨어뜨리는 것이다.
시장에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투자규모 축소 발표 소식이 단기적 호재가 아닐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곧 있을 3분기 삼성전자 실적 발표에서도 설비투자 축소 방안, 감산 등이 나오길 기대하는 눈치다.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D램 업체들의 설비투자 감소→전방산업의 재고 축소→반도체 수요 재차 증가'로 회복 사이클이 진행된다"며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설비투자 축소 계획은 그중 1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며 주가가 바닥을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이사는 "투자자들은 이미 3분기 실적 쇼크와 내년 1분기 중 적자 우려를 받아들이고 있다"며 "메모리반도체 업체의 고유 변수인 설비투자 규모 축소가 이제 주가에 반영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직 '4만전자'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고강도 금리인상, 경기침체 우려의 이중고가 여전히 전세계 증시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내년 1분기에 비로소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본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상황에서 역사적 PBR 최저점 배수인 0.9배까지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4만6300원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전자의 주가는 경기선행지표들이 상승 전환해 기업가치가 회복되는 내년 1분기 중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