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쟁 동원령'에 반발…스스로 목숨 끊은 러 래퍼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22.10.0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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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비탈리예비치 페투닌/사진=페투닌 인스타그램이반 비탈리예비치 페투닌/사진=페투닌 인스타그램


러시아의 한 래퍼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 동원령'에 반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일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워키(Walkie)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던 27세의 래퍼 이반 비탈리예비치 페투닌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러시아의 크라스노다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 고층 건물에서 투신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망 원인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에 내려진 부분 동원령이 꼽힌다. 페투닌은 과거 러시아군에 복무한 적이 있고,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적도 있다고 한다.

그는 자살하기 전 텔레그램을 통해 팬들에게 영상을 남겼는데 여기에는 반전 메시지와 관련한 내용들이 담겨있었다. 데일리메일은 페투닌이 영상에서 현재의 '부분 동원령'이 '총 동원령'으로 전환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페투닌은 영상을 통해 "당신이 이 비디오를 보고 있다면 나는 더 이상 살아있지 않을 수 있다"며 "나는 내 영혼을 걸고 살인죄를 지을 수 없다.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다. 나는 이데올로기를 위해 사람들을 죽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무기를 들고 동족을 죽일 수 없다"며 "역사에 남는 것을 택하겠다. 이것이(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 나의 마지막 저항"이라고 강조했다.

페투닌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후 팬들은 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에 몰려가 추모의 글을 남기고 있다. 팬들은 "당신은 전설", "당신이 평화를 찾았으면 한다" 등의 댓글을 다는 중이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예비군을 대상으로 부분 동원령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규모는 약 30만명 수준이다. 러시아는 8개월 째에 접어든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오히려 열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심각한 병력 부족까지 겪고 있다. 징집을 피하기 위한 청년층의 '러시아 탈출' 역시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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